고교동창

서대문포럼 이천 나들이

김현거사 2018. 9. 19. 07:13

서대문포럼 이천 나들이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지면 설움이 더 해요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거리엔 어둠이 내리고   
안개 속에 가로등 하나  
    비라도 우울히 내려 버리면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최백호가 가을엔 떠나지 말아라고 그렇게 애터지게 노랠 부르지만, 우린 가을에 떠났다. 

9월18일 아침 10시에 판교역에서 만나 우선 단체사진부터 찍었다. 

 

 

 얼굴을 보니 권재상 김두진 김원용 김창현 박태성 서태병 이선량 이종규 이주호 이창국 이채우 이한봉 이화웅 정순석 정우섭 정호영 최상호 허경호인데, 촬영에 수고한 전영숙 얼굴만 빠져있다.  

 지하철 타고 이천역에 내리니, 들판은 나락이 노랗게 익고 코스모스 피어있다. 설봉온천서 목욕하면서 누구 가운데 것이 가장 큰 가 조사하여 1등 사진 찍었는데, 주인 이름과 실물 사진은 사정상 여기선 생략한다.

 목욕 후 애련정(愛蓮亭) 정자에 올라갔다. 1466년(세조 12) 부사 이세보가 중건하고, 영의정 신숙주에게 부탁하여 애련정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서대문포럼 회장 최상호의 대금 '어머니의 한'과 단소 '청성곡'을 듣는데, 수면 위로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오지, 수양버들은 가지를 흔들지, 수련은 하얀 꽃을 피워 향기를 피우지, 거사는 마 양쪽 어깨 밑에 날개가 돋아 신선이 되어 구름 위로 자꾸 올라가는 걸 억지로 참았다.

 

 

 

그 다음 뻐스 타고 이천 토백이가 알려준 신둔 쌀밥집 '거궁' 도착하니, 우선 상에 놓인 장뇌삼 쌉사리한 맛이 거기가 고급스러운 걸 알려준다. 요즘 우리 933 카톡 보면 '노인 되면 먼저 주머니를 열어라'는 둥 좋은 말 많은데 말만 해서 뭣하나? 이종규 장군이 이날 음식 서비스 하는 아가씨는 팁은 물론 음식값 전부를 지불했다.

이종규는 특별히 933 총대장 이화웅도 초대했고, 산우회 대장 박태성과 회원들도 초대하여 그들 모두 잠간 일어나 연설도 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종규의 갸륵한 뜻에 보태고자 거사도 술 한 병 준비했다. 양하대곡인데, 이 술은 청나라 건륭황제가 이 술 맛을 음미하려고 일부러 강남에 7일간 머물렀다는 술이다. 문죄인을 김정은이 만나라고 평양에 보내놓고 맘이 복잡한 우리 원로들은 이 양하대곡과 이천막걸리로 맘 달래고 돌아왔다.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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