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의 글 <소나무>에 대한 여류평론가의 글

김현거사 2011. 6. 16. 17:53

김창현 수필가님의 수필<소나무>에 대한 감상

 

 

 

 

                                                                   유추적(類推的) 상상

                                                                      --  소나무 분재(盆栽)를 통한 --

                                                                

 

 

                                                                                                      영현 정영미

 

 

 

 

  관조적이면서도 사변적인 글 한편을 보고자 한다. 작가는 눈(雪)이 내려 집에 갇혀 있었던 모양이다. 무료했음인지 집에서 기르는 "분재(盆栽)소나무"에 눈길이 갔고 이를 통해 사고를 펼친 글이다. 사고(思考)의 동기야 폭설이었겠지만 포커스(focus)는 백자화분을 집이라 여기고 있는 "소나무"다. 작가께선 이 소나무를 보면서 당대의 명사(名士)와 시인묵객을 떠올렸으며 그들의 작품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비록 축조(縮照)된 자연물이었지만 유정(有情)함을 느끼게 되었으며 고봉준령의 장송과도 비견할 만큼 훌륭하다는 유추적(類推的)성격의 수필이라 여긴다.

 

  이 수필에서 느낀 것이 있다면 “소나무 분재”가 주된 소재이지만 그것에 관한 애틋한 사연이기보다는 그것과 관련한 작가의 (풍부하면서도 해박한) 고전적 지식을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글을 감상하다 보면 그것과의 연관된 일화(애환)를 쓰든지 아니면 윗글처럼 지식의 산물들을 거론할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어떤 게 좋고 나쁘다는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 왜냐면 애틋한 경험을 진솔한 필체로 풀어놨을 때에는 그 내용의 행위를 통해 인품이나 가치관 등을 독자들이 인식할 테고 학문적 소양(素養)을 보여주었을 시에는 정보기능이 되니 그로서도 역할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듯이 이 수필은 애달픈 사연이기보다는 지식정보(give intelligence)기능의 역이 강한 수필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소나무를 소재로 한 글에선 소나무가 주는 선입견부터가 교훈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기에 옛 문장가들에게 선호하는 글감이 되었으며 모든 예술에서 사랑 받는 소재였음이 분명하다. 그런 예들을 작가께서는 도연명(陶淵明)을 시작으로 해서 그림과 서체에 이르기까지 기품 있는 필체로 고전 철학자답게 잘 드러내 주었다. 거기다 민족을 상징할 만한 금강송(金剛松)의 소개는 물론 불교 예술품에까지 소나무의 기품은 아니 녹아있는 곳이 없다는, 예찬(禮讚)의 글이다.

 

  작가는 이러한 수많은 역사현장의 소나무, 혹은 정신적 교훈으로서의 "푸름"의 가치관 등을 집에 있는 "작은 것"에서 볼 수 있고 그를 통해 무한한 지식경험의 상상을 펼쳐내었던 것이다. 수필의 마지막 단락에서 하고자 하는 말들 역시도  "작은 것 안에 큰 것이" , "한 방울의 비가 소나기를" , "한 알의 씨앗에서 꽃을 " ,  "작은  분재"를 통해서도 당대  문사들과  면고(面考)하며  심층적인 대화를 나눠본다는  얘기다. 이  얘기에서 잠시 멈추고 수필가의 뜻을   짐작해볼 만하다.  비록 작은 것에서 큰 것을 유추해 내었다곤  하지만 아무래도  작은 것에 더 마음을 두는 작가인 것 같다. 그랬기에 늘 집에다 두고 말을 걸고 있으며 그것과 정을 나누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그 많은  지적(知的)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러니 드러내 보인 것은  "밖의 것"이 더 많았지만 궁극은 " 속"의 얘기며 이를 통해 작가의 여러 모로 튼실한 내면을  읽는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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