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눈이 나리면

김현거사 2015. 11. 29. 09:30

아직도 눈이 나리면

 

아직도 눈이 나리면

허공 가득히 눈이 나리면

문득 뒷골목 포장마차를 찾아가고싶네

얼어터지게 추운 날씨가 무슨 상관이랴

언젠가 신촌의 한 포장마차에서

첫눈 오면 불러달라던 그가 

지글지글 구워진 꼼장어 옆에

토막난 추억으로 딩굴고 있네

휘날리는 눈발에 밤이 깊은들 무슨 상관이랴

이제 대양으로 떠난 연어처럼

먼 바다를 헤매다 지쳤을 그가

샹숑 한 구절 되어

애잔한 소줏잔에 어려있네

살아온 날 아득한 첩첩산 이고 

올 날 노루꼬리인들 무슨 상관이랴

허공 가득한 눈발은 추억의 오솔길 

왕복표 없이 떠난 그가

먼 어느 기차역 프랫홈을

검은 스카프를 쓴채

걸어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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