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눈이 나리면
아직도 눈이 나리면
허공 가득히 눈이 나리면
문득 뒷골목 포장마차를 찾아가고싶네
얼어터지게 추운 날씨가 무슨 상관이랴
언젠가 신촌의 한 포장마차에서
첫눈 오면 불러달라던 그가
지글지글 구워진 꼼장어 옆에
토막난 추억으로 딩굴고 있네 휘날리는 눈발에 밤이 깊은들 무슨 상관이랴이제 대양으로 떠난 연어처럼
먼 바다를 헤매다 지쳤을 그가
샹숑 한 구절 되어
애잔한 소줏잔에 어려있네
살아온 날 아득한 첩첩산 이고
올 날 노루꼬리인들 무슨 상관이랴
허공 가득한 눈발은 추억의 오솔길
왕복표 없이 떠난 그가
먼 어느 기차역 프랫홈을
검은 스카프를 쓴채
걸어가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