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문우회

24일 인사동 모임

김현거사 2014. 2. 25. 10:01

 

 서울 남강문학회,  24일 인사동 모임

 

 안국역 2번 출구로 나가면 호반식당이 있다. 24일 오후 5시. 대략 이때를 주당들은 술시라고 부른다. 거기 찌거덕 거리는 계단 올라간 2층방에 파전과 막걸리, 북어국과 쐬주 놓고, 진주 사람들이 모였다. 춘분 부산 나들이 의논 겸 겸사겸사 모인 자리다. 우선 참석하신 분 면모부터 살펴보자.  강석호 구자운 김윤욱 김형도 박무형 박성순 박용수 박준영 손계숙 손상철 안병남 이영혜 이영호 이유식 이임숙 이자야 이진표 정태범 정현주 선생이다. 전부 진주 남강물처럼 출렁출렁 따신 정이 넘치는 분들이다.

 먼저 와있던 손계숙 시인과 이야길 나누는데, 정태범 박사님이 오신다. 그리고 김형도 수필가, 평론가 청다선생....회원들이 진주남강 백사장 갈가마귀 처럼 착착 날라와 앉는다. 그러다가 머라는지는 모르지만 박용수 시인이 고함에 가까운 고성을 치면서 입장하자, 갑자기 분위기가 싹 변한다. 장내가 와글와글 해진다. 봄바람 불고 남강물이 출렁출렁 움직인다. 그런데.... 진주 정봉화 수필가 전화가 왔다. 정봉화 선배님 정말 돋보인다. 매번 천리길 마다않으시고 참석하다 이번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 전화를 하신 것이다. 통화 후 나는 이 분이야말로 '남강문학회 차기 회장으로 모셔야 한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창작 열의도 대단하여 자주 우리 싸이트에 글을 올리고, 매년 진주 모임에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고, 회지에 광고를 기탁하시는 분 이 분 말고 누가 있는가.

 먼저 박성순 시인의 인사말씀이 있었다. '부인을 여왕처럼 모시면, 자기는 왕이 된다' '가정은 부인이 병 없이 건강해야 건강하다' '건강이 제일이다' 는 요지의 말씀이었다. 박선생님은 내가 고딩 다닐 때 선생님으로, 올해 82세다. 사모님 병간호의 뼈저린 경험에서 나온 말씀이다.

손상철 교총 사무총장은 자신의 문학 이력을 소개했다. 중3부터 문학을 시작하여, 사범학교 시절 <시 부락> 동인지 활동, 65년 진주 문협 총무, 부산서 국어를 가르키며 최계락 시인과 자주 만난 일, 서울서 이영호 아동문학가 만난 일, 개포중학 교장 재직시 신문에 칼럼 연재한 일 등을 소상히 소개하였다.

이영혜 수필가는 수필 한 편을 낭독 하였다. 老子가 나왔다.

나는 옆에 좌정한 수필문학사 강석호 회장님과 이런 이야길 나누었다. ' 이제 이만큼 나이 들어 고향에 가면 쓸쓸하다. 아는 사람이 없다. 있어도 취미가 다르다. 그래 남강문우가 더 귀하다. 옛추억 함께 한 고향 사람인데다, 시나 소설 수필을 쓰는 같은 취향의 작가들이 아닌가.'

이쯤에서 잔도 몇번 돌렸겠다, 다들 혈색이 좋아지자, 이영혜 선생의 노래 한 곡이 있었다. 구자운 박사도 우렁차게 한 곡 뽑았다. 남학생 중 유일한 서울대 출신 김형도 수필가는 유머 씨리즈를 소개했다. 안병남 시인은 자신이 최근 교회에 바친 시를 발표했다. 딴 모임에 얼굴만 비치고 늦게 나타난 박준영 시인은, 이날  낭독을 요청 받고 금방 제작한 그야말로 따근따끈한 시를 소개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절에서 복을 빌어도 돈이 있어야지. 교회에서 복을 빌어도 돈이 드는 세상. 빈다고 금방 복을 주기나 하던가. 없는 살림에 옆에  모시는 부모님 건강하시라고 빌고, 마누라 예뻐지라고 빌고, 기분 좋은 마누라 고맙게도 오늘은 노란 돈을 꺼내주며 웃네.  담배 한 갑, 소주 한 병, 삼겹살 한 접시 오늘. 오늘 하루 행복 합니다.'   

 

'처음부터 기세좋게 고함을 친 박용수 선배님은 틀림없이 2차를 외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짐작했고, 아니나 다를까 모임 끝나자, 예측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남은 엘리트 몇 옆집에 가서 5백 CC 맥주  한잔씩 하고 헤어졌고, 지갑은 정태범 박사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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