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류동의 이틀 밤 두류동의 이틀 밤 두류동에 사는 친구 집은 빈 농가를 빌린 것인데, 금 간 벽 황토 바르고, 찢어진 창문 한지 발랐더니, 방이 인물 훤하다. 폐교에서 난로를 가져다놓았더니, 산에 지천으로 많은 게 소나무 아닌가. 관솔 타는 향기 좋고, 고구마 익는 냄새 근사하다. 집이 초라하니 별이 지.. 고사심매도 2017.10.13
서해안의 여름휴가 서해안 여행 인생의 행복한 일 중 하나가 휴가다.그 중 지도 펴놓고 몇번 도로로 어디 가 뭘 보고 뭘 먹느냐 계획할 때가 가장 즐겁다. 그해 7월23일 아침 6시 우리는 떠났다. 과천 수원 아산만방조제 지나 삽교호에 닿은 것이 아침 9시.안개가 산과 들 가득하다.삽교호 방조제는 한쪽 담수 .. 고사심매도 2017.10.13
바다와 노인 바다와 노인 미조에서 한 노인과 친했다. 노인의 얼굴과 손마디는 볕에 그을고 가뭄의 논바닥처럼 갈라졌고,반백 머리 아래 목덜미에 깊게 패인 주름이 보였다.가족 없이 혼자 살아,내고향이 진주인걸 알자,자기 고향이 문산이라며, '진주와 문산은 넘어지면 코 닿을 데지.' 진주 문산 삼.. 고사심매도 2017.10.13
선암사 매화는 아직 피지 않았더라. 선암사 매화는 아직 피지 않았더라. 겨울이 길면 봄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서울은 아직 쌀쌀한데 선암사 고매(古梅)가 꽃 피었다는 소문이다. 폭설 산불 대통령탄핵 등 뭔가 어수선하지만 이럴 때 훌쩍 떨치고 떠나는 것도 괜찮다. 13일 잠실에서 출발하여 천안 논산을 거쳐 남원 도착하니.. 고사심매도 2017.10.13
작은 섬에 살고싶다 작은 섬에 살고싶다 나는 남해에 자그마한 섬을 하나 갖고 싶다. 집 앞에 남향으로 조용히 파도가 밀리는 백사장이 있고, 서북에 높은 바위산이 있으면 좋겠다. 서북쪽 산이 높으면 풍수로는 해좌사향(亥坐蛇向)으로 귀격길지(貴格吉地)로 친다. 이런 곳은 지세가 서북풍 막아 아늑하다. .. 고사심매도 2017.10.13
청학동 한유기(閒遊記) 청학동 한유기(閒遊記) 신선이 타고 다녔다는 학이 청학(靑鶴)이다. 동(洞)이란 깊은 골과 마을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청학동하면, 지금 그 터가 과연 옛 도인들이 살았던 그 청학동이냐, 아직도 신선이 있냐고 묻는다. 근세의 도인 행적을 기술한 ‘청학집(靑鶴集)’이란 책부터 살펴보자.. 고사심매도 2017.10.13
수종사(水鐘寺) 차맛 수종사(水鐘寺) 차맛 올림픽대로 끝에 팔당대교가 있고,팔당땜 넘어서면 양수리가 나온다.누가 한강을 아름답다 했는가?한강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兩水里)에 가서 맑은 호수에 피어오르는 뽀얀 운무와 호수 속의 양수리 푸른 들판과 물에 비친 산그림자를 봐야 그 아름.. 고사심매도 2017.10.13
향일암(向日庵) 동백 향일암(向日庵) 동백 '거제도 장승포 앞에 가면 지심도란 섬안의 섬이 있다. 여기 향기 진동하는 백설의 매화밭이 있어서 두 선녀가 옷깃에 매화꽃 꽂고 조용히 거닐어, 훈풍을 타고 은은한 매향(梅香)은 뒤로 날리므로, 우리는 흥겨운 마음으로 그 향기를 따라 걸어갔다.' 작년 봄에 쓴 ‘.. 고사심매도 2017.10.13
고사심매도(高士尋梅圖) 고사심매도(高士尋梅圖) 이른 봄에 학처럼 여윈 노선비가 지팡이 짚고 매화가 피었는가해서 설산을 헤매는 그림이 그처럼 인상 깊었을까. 겨울이 얼마나 삭막했으면 천지는 아직 잔설(殘雪) 계절인데 노새 타고 매화 찾아 나섰을까? 올해 심춘(尋春) 여행은 서도생활하는 잠실 이정수 장.. 고사심매도 2017.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