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서양화

여인들

김현거사 2012. 4. 24. 05:58

 

 

 

 

Gregory Frank Harris

 born in southern California in 1953 

 

 

 

 

내가 화가였다면 당신을 이렇게 그렸을거야.

한 손에 비단 파라솔 들고 한 손에 들꽃을 쥐고.

들꽃 가득한 들판을 걷고있는 당신을.

 

 

 

 

 

 

 

내가 화가였다면 당신을 이렇게 그렸을거야.

읅호가여서 당신을 저녁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 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 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맑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깍거나 갯벌을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 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 . . . . .       도종환

 

 

 

 

 

 

 

 

 크림색 장미꽃 아름다운 하얀 목책 옆

호숫가 나무 벤치에 앉아있는 당신을.

 하얀 모자

붉은 띠에 흑장미 꽃고있는 당신을. 

머풀러 나부끼며 공원을 산책하는 당신을   

  붉은 장미 꽃힌 투명한 유리병 놓인 탁자 위에,

 작은 꽃 무늬 그려진 찻잔으로 커피 마시며 친구와 담소하는 당신을

 

정원 의자에서 들꽃을 백자화병에 꽂고있는 당신을   

 

  

 

흰돗단배 지나가는 해변에서 맨발로 파도를 밟고 선 당신을 

 

  

 

 

 

 

 

 

 

 

 

 

 

 

  

 

 

 

 

 

Sally Harmon, Windmills of Your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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