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김정희 선배님께

김현거사 2011. 10. 30. 07:11

소심 김정희 선배님께

 

행복하신 고민 아름다우십니다.

진주 가면 차한잔 하는 친구로 진주 고려병원장이 제 동기인데,

그 친구 부인이(천전초등 출신) 함양에 선방을 채리고 있지요. 

스님을 모셔놓고 한다던데,선방도 허가가 나야 하는지 모르겠군요. 

다도와 선방을 겸하면 참 좋을듯한데....

 

제가 속초서 백화점 사장과 대학 겸임교수로 있을 때,

그곳 kbs 지사장과 자주 어울려 다녔는데,

설악산 들어가는 입구 바닷가에 풍광이 참 좋은 공공건물이 한 채 있었지요.

그래 우리는 그 건물을 가칭 '시인의 집'이라 정했지요.그곳을

서울의 시인 화가 등 예술가가 와서 만나는 유명한 장소로 만들자.

시와 그림을 전시하고 작가에겐 차값은 받지말자.

장차 속초의 예술 기지로 만들 계획이라고,시장에게 상의해서

그 건물을 한번 빌려보자고 상의한 적이 있었지요.

사실 속초는 그림 그리는 화가나 글 쓰는 작가들이 많이 오는

곳이지요.그러다 서울로 오고 말았지요...

 

백담사에 글 쓰는 사람을 위한 문학인의 집이 있으니,

가서 글을 써보고 싶으면 가보라고 권해준 지인이 있었습니다.

그래 노트북만 하나 장만만 해놓고 차일피일....

하동 토지문학관에도 그런 곳이 있고,

전국에 몇군데 있는 모양이더군요.

 

소심선배님이 한 옥을 세채나 지으셨다니 참 부럽습니다.

진주에 작가들이 모일 그런 유명한 장소가 생긴다면....

계획을 듣기만 해도 기쁨니다.

 

10월 30일 아침

김현거사 합장.

 

참! 선배님 시조집 읽다가 폼푸질 받아 쓴 시조 한 수 첨부합니다.

 

              구절초

 

 

 

 

전생은 살아생전 비구니 였었던가

이끼 낀 바위 틈 두어송이 구절초

청초한 하얀 꽃잎이 이슬 맺아 곱구나

 

현생의 백팔번뇌 화엄에선 꽃이라서

구절초 꽃잎 속엔 번뇌조차 향이런가 

살며시 향기 맡으며 두 손 모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