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등대

김현거사 2022. 5. 9. 10:42

오륙도 등대

 

그는 저만치 멀리 떨어져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서 좋다

순진한 세상 사람들이

쉽게 닥아가고 헤어지고

울고짜는 유행가 가사가 되는데

그는 애초에 닿지 않는 거리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년삼백육십오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바라만 볼 수 있어 좋다

 

이 세상 어디에

파도가 밀려와도 가지 않고

폭풍우가 와도 꺼덕 않고

떠나지 않는 믿음직한 여인이 있더냐

한 뼘 위태로운 바위돌 위에 앉아 

칠흑같이 깊고 푸른 밤

슬프다고 외롭다고 변덕 부리지 않고

 한결같이 너에게 깜빡깜빡 손짓해주는

그런 하얀 등대같은여인이

어디 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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