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자화상(自畵像)은 뭔가 잘은 모르지만 그게 왜 자화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지 짐작은 간다. 입에 문 파이프 멋있고, 또 밝고 어두운 얼굴 왼쪽 오른쪽 대비도 멋있다.
나는 은퇴 후 문학지에 간혹 수필과 사진을 싣는데, 맘에 드는 사진이 없다. 그래 30년 전 김영사란 출판사에서 '재미있는 고전 여행'이란 책을 낼 때, 시청 앞 가로수 옆에서 중앙일보 기자가 찍어준 스냅사진을 쓴다. 그러나 아무래도 30년 전 사진이라 맘에 부담이 간다.
문인 중에 간혹 사진 대신 자화상이나 캐리 캐쳐를 쓰는 분도 있다. 그래 나도 사진 대신 자화상이나 캐리캐쳐를 쓰면 어떨까 생각해본 적 있다. 새 사진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이다. 사실 언론인 치고 사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홍보가 뭔지 아는 사람, 일테면 정치가는 사진 기자 만날 때 짙은 화장을 하고 나간다. 훗날 나는 기업체 홍보담당 책임자로 카탈로그 만들 때 직접 모델 선정하고, 카탈로그 전문 업체에 가서 촬영도 했다. 모델 사진 한 컷 찍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사진 한 컷 얻으려고 수백 장 사진 찍는다. 하루에 모델 사진 겨우 한 컷 만들고, 다음 날 다른 컷 찍을 때도 있다. 이렇게 캐다록 한 권 만드는데, 홍보실 스탭 네댓 참여시켜 서너 달 걸린다. 그런데 우연히 영화 수필을 쓰기 위해 들락거리는 종 3 낙원상가 극장 옆에 포트 샵 가게가 있었다. 거기서 포트 샵 작품 하나 만들었는데, 그건 알만한 사람은 그림 보면 포트 샵이란 걸 안다.
그래 찜찜하던 판에 어느 날 진주 화단의 원로요 개천예술제 주관한 적 있는 조 모 친구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작품전 한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 가서 점심 대접한 후 자화상 부탁했더니 당장 그려주었다.
그 뒤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하 모 친구가 타계하기 전에 서울 친구 자화상 수십 장을 그리면서 내 것도 그려줬다.
그 후 내 스스로도 자화상을 그려보았다. 그런데 제 눈에 안경인가. 서투른 터치는 고치면 될 것 같아 뉴욕 사는 후배에게 보여줬더니, 괜찮단다. 그래 덧칠하다 망칠까 싶어 미완성으로 보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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