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사와 오간 편지

레미제라불(Les Miserables)/지구문학

김현거사 2020. 3. 24. 08:05

 

  레미제라불(Les Miserables)



  <레미제라불>은 미리 인터넷 검색을 통해 스토리를 알고 갔다. 그래 영화 보면서 장 폴 사뉴아 감독이 긴 대하소설 불필요한 부분을 사정없이 짤라낸 걸 보며 시원하다 싶었다. 주연 장가방은 생긴 모습도 19년 감방 생활한 장발잔처럼 생겼고, 연기도 깊이 있다. 감독과 배우, 두 '장'(Jean)씨가 천재다.

 영화는 죄수들 노역장에서 시작된다. 장발잔이 채석장 돌더미에 깔린 동료 죄수를 구해주는데, 거기 형무소장 아들인 어린 자베르가 와서 돌을 밀치고 사람을 구하는 걸 인상 깊게 본다. 이 대목은 나중 스토리와 연결되니, 나중에 장발잔이 몽트뢰유 시장 때 마차에 깔린 사람 구하는 걸 보고, 경찰서장 자베르는 '저런 힘을 가진 사람은 이 세상에 장발잔 밖에 없다'고 단정한다.

 여기서 영화에 표현 않된 아쉬운 점 하나 짚고 넘어가자. 장발잔은 그냥 배가 고파 빵을 훔치다가 감방 간 건 아니다. 굶주리던 조카를 위해 훔친 것이고, 잇달은 몇 번의 탈옥도 그 때문에 한 것이다. 그래 19년이란 긴 시간 형무소 생활한 것이다. 19년 뒤 가석방으로 사회에 나온 장발잔은 갈 곳이 없다. 돈이 있어도 식당과 여관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그래 하루 밤 신세 질려고 주교관을 찾아가는데, 거기서 인생을 바꿔준 주교님을 만난다. 그 분은 혼자 누추한 집에 살면서 주교관을 가난한 병자 치료하라고 양보한 분이고, 짚벼개가 향기롭다고 감사하는 분이다. 장발잔을 식탁에 앉히고 손님용 은수저를 꺼내고, 은촛대까지 내려와 촛불 밝혀준다. 장발잔은 감동을 받는다. 그동안 사회의 냉대에 증오심 키워오던 장발잔은 회개한다.

 빅톨 유고는 여기서 어떤 필요에 의해 스토리를 반전시켜 버린다. 다음 날 아침, 정원에 있던 주교에게 가정부가 와서 '그 남자가 은수저를 훔쳐 갔다'고 보고한다. 곧이어 장발잔이 형사에게 잡혀 주교관에 끌려온다. 여기서 상식을 엎어버리는 주교님의 대사가 나온다.

'왜 내가 준 은촛대는 가지고 가지 않았소? 둘 다 주었는데...'

 주교님은 두 형사 앞에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장발잔이 떠날 때도 멋진 말씀을 하신다.

 '또 은촛대를 가지고가지 않는군요. 가져가시오. 이제 당신 영혼은 나에게 맡긴 것이요.'

 이후 장발잔은 변한다. 그러나 세상사는 꼬이기 마련이다. 장발잔이 한적한 숲에서 쉬고있을 때, 한 젊은이가 닥아온다. 그가 잔발잔 바로 코 앞에 동전을 던지며 무례하게 굴길래 위협적으로 쫒아버리는데,  젊은이는 장발잔을 무장 강도로 신고한다. 이후 장발잔은 수배자 신세가 된다.

 그후 장발잔은 몽트뢰유시에 가서 마들렌이란 이름으로 장식용 구슬 공장을 세워 성공한다. 남을 돕는 자선의 삶을 산다. 어린 굴뚝청소부 지나가면 반드시 불러 동전 쥐어준다. 병원을 세우고 학교도 세운다. 사람들은 그를 시장으로 추대한다. 마침 자베르 경감이 부임 신고를 하자 그를 경찰서장에 임명한다. 그 순간 마차가 전복되어 사람이 깔렸단 보고가 온다. 그래 장발잔이 밖에 나가 마차를 몸으로 밀어올려 사람을 구한다. 그때 자베르는 '저런 힘을 가진 사람은 장발잔 밖에 없다' 생각한다

 시청에 팡티느란 창녀가 잡혀오는데, 그는 시장을 보자 '당신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다'고 외친다. 장발잔의 구슬공장에서 일하다 쫒겨나 매춘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장발잔은 폐결핵이 심각한 그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해준다. 여인도 한 때는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다. 신은 자비로울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남자는 배신했고, 일거릴 얻기 위해서 어린 딸은 데리고 다닐 수 없어 어느 시골 여관에  맡겼지만, 여관 주인은 악독했다. 매달 양육비 외에 아이 치료비쪼의 돈을 뜯어낸다. 여인은 그 돈 마련을 위해 앞니 두 개까지 뽑아 팔았고 끝내 창녀가 된 것이다.  이제 폐결핵 말기 여인의 마지막 소원은 사랑하는 딸 꼬제트를 만나보는 것이다. 장발잔은 팡티느에게 꼬제트를 데려다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인생은 항상 비참한(Miserable) 것, 영화제목 그대로 레미제라불(Les Miserables) 이다. 자베르가 찾아와 자기를 처벌해달라고 요청하여 까닭을 물어보니, 그가 자기 상관인 시장을 장발잔이라고 믿고 고발했는데, 검찰본청에서 장발잔을 이미 잡았다는 회신을 보냈다는 것이다.

'자베르 당신은 당신이 맡은 일에 충실했을 뿐이요.'

장발잔은 자베르에게 그렇게 말하고, 무고한 사람이 자기 대신 벌을 받게 둘 수 없어 법정에 출두한다.

 법정 피고인 자리에는 장발잔과 꼭 닮은 사내가 잡혀있었다. 과거에 장발잔과 같은 형무소에서 복역한 세 사람의 증인도 나와 있다. 증인들은 모두 피고가 장발잔이라고 증언한다. 그래서 진짜 장발잔이 증인들 과거 별명을 불러주면서, 그 중 한 명의 왼팔에 새겨진 문신까지 기억한다. 이렇게 장발잔은 다시 죄수가 되고, 장발잔은 자베르 서장에게 팡티느의 딸을 찾아올 3일간 시간을 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팡티느는 오매불망 딸을 기다리다가 옆 방 아이의 발자국 소릴 듣고 딸이 온 줄 알고 들뜬다. 거기 장발잔과 자베르가 나타나고, 자베르가 '이 사람은 시장이 아니고 장발잔이란 죄수다'라고 말하면서 장발잔을 잡아가자, 이 모습을 본 팡티느는 절망하여 숨을 거둔다.

 그날 밤 장발잔은 탈옥을 감행한다. 불쌍한 꼬제트를 구하기 위해 돈과 보물을 챙기고 팡티느가 있던 병실을 찾아가 수녀에게 쫒기는 몸임을 밝히고 장례비를 맡긴다. 수녀는 빠리의 어느 수녀원 원장을 찾아가라고 일러준다.

 장가방이 몽페르메유 여관에 찾아가 꼬제트를 구해오는 여러 장면 인상 깊다. 컴컴한 밤에 숲속의 샘에서 투숙객 말 먹일 물을 긷는 가날픈 어린 꼬제트 모습, 장발잔이 물통을 들어주는 장면, 꼬제트가 여관 주인의 두 딸이 가지고 놀던 인형이 부러워서 만져보다가 혼나는 장면, 그걸 보고 밖에서 근사한 인형을 사오는 장면, 꼬제트가 인형 이름을 '까트린느'라고 짓겠다며 기뻐하는 장면, 자베르를 피해 도망가는 위험한 그 순간에 꼬제트가 두고온 인형 안타까와 하자 찾아오는 장면 등이 가슴 몽클하게 한다.

 장발잔은 그후 빠리의 수도원에 숨어 정원잡역부로 일하고, 꼬제트는 수도원 기숙학교 학생이 된다. 꼬제트가 졸업하자 대저택으로 옮겨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그때부터 룩상부르 공원에는 한 노신사와 아름다운 한 처녀가 나타난다. 거기서 독서하던 마리우스란 청년은 꼬제트를 쫒아다닌다. 그 청년은 왕당파 할아버지와 공화파 아버지 사이에서 자랐는데, 집을 나가서 살다가 죽음에 임박한 공화파 아버지를 만나 아버지의 남작 칭호를 얻어 집에 돌아온다. 왕당파 할아버지는 손자를 집에서 쫒아내고 마리우스는 가난한 동네로 가서 산다. 그 옆 집에 테나르디에가 사는데, 그는 꼬제트를 맡아기르던 그 악독한 시골 여관 주인이다. 테나르디에의 딸 에포닌은 마리우스를 흠모하는데, 길가에 걸린 빵 가게 빵을 훔쳐 달아나다가 붙잡힌다. 이때 장가방이 나타나 돈을 주어 해결하고 집에 데려가 선물도 준다. 테나르디에는 자기 딸이 돈 많은 사람 만났다는 이야길 듣자, 자기 집 방문할 때 납치할 계획을 세운다. 옆방 틈새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마리우스는 그 일을 자베르 경감에게 신고한다. 장발잔이 그집을 방문한 날이다. 테나르디에는 동료들과 장발잔을 결박하고 20만 프랑을 내놓으라고 협박하고, 그때 자베르가 현장을 급습하여 일당을 체포한다. 장발잔은 소란을 틈타 도망친다. 

 그후 장발잔은 자베르를 피해 이사를 가고, 마리우스는 공원에서 꼬제트와 장발잔을 볼 수 없다. 시름에 빠진 마리우스에게 테나르디에의 딸 에포닌이 꼬제트 주소를 알려주고, 둘은 극적으로 밤에 만난다. 테나르디에는 다시 장발잔을 유괴해 돈을 뜯어낼 계획을 세우지만, 딸 에포닌이 방해한다. 에포닌은 '이사 가시오'라는 쪽지를 보내고, 장발잔은 영국으로 이사갈 계획을 세운다.  


 1832년 6월 빠리는 장 막시밀리앙 장군의 죽음을 계기로 혁명의 바람에 휩싸인다. 마리우스는 공화정 멤버가 되어 시가전에 참여한다.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던 에포닌도 따라가서 바리케이트에서 싸우다 위기에 처한 마리우스를 구하고 죽는다. 마리우스는 에포닌의 동생 가부르슈를 살리고자 꼬제트에게 보내는 편지 심부름을 보낸다. 편지를 본 장발잔은 마리우스를 구하기 위해 바리케이드로 찾아간다. 전에 꼬제트가 쓴 '마리우스를 보지 못한다면 죽는 것이 좋겠다'는 편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바리케이드 안에는 정보를 얻기 위해 잠입하였다가 잡힌 자베르가 있다. 지휘자는 장발잔에게 자베르를 처분할 권한을 주지만, '당신은 자유요.' 장발잔은 자베르를 석방해준다. 자베르는 지금까지 법 준수만 정의라고 생각하던 자신의 신념보다 더 큰 가치관에 직면한다. 법보다 숭고한 신앙의 실체를 본다. 

 동이 트자 바리케이드는 군대와 경찰에 포위 당하고 포격으로 무너진다. 장발잔은 부상 당한 마리우스를 업고 하수구를 통해 도망치다가, 세느강과 하수구가 연결되는 지점에서 기다리던 자베르에게 체포된다. 거기서 스토리는 또다른 커다란 감동 보여준다. 장발잔은 자베르에게 마리우스를 병원에 맡겨달라고  부탁하고, 자베르는 마리우스와 장발잔을 삯마차에 태워 집에 보내주고는 세느강에 투신하여 자살한다. 자베르는 한평생 법을 준수하고 정의롭게 살았다고 믿어왔던 자신의 가치관이 장발잔의 자비와 사랑 앞에 보잘 것 없음을 절감한 것이다. 그동안 자신이 가난한 범죄자들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지않고 너무나 가혹하게 대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유서를 남기고 투신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빅톨 유고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 보호하고 구제해주는 건 법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용서와 사랑임을 보여준다.


 마리우스는 건강 회복하자 꼬제트와 결혼하고, 장발잔의 60만 프랑 재산으로 풍요하게 산다. 장발잔은 자베르의 추적은 피했지만, 과거가 집안에 문제가 될 걸 염려해서 혼자 살아간다. 꼬제트와 마리우스는 젊은이가 흔히 그러듯 사랑놀음에 빠져 정신이 없고, 장발잔은 결국 노후의 고독으로 살아갈 힘을 잃고만다.  장발잔이 죽음에 임박해졌을 때다. 테나르디에가 마리우스 앞에 나타나 장발잔이 몽트뢰유 시장이었고, 시가전 와중에 마리우스를 업고 하수도로 탈출시킨 사람임을 알려주면서 그 댓가로 돈을 요구한다. 마리우스는 항시 자신을 하수도로 업고들어가 구해준 사람이 누군가 알고싶었다. 그래 황급히 꼬제트와 장발잔을 찾아가 용서를 빌지만, 때는 이미 늦다. 장발잔의 목슴은 꺼져가는 촛불이 된 때였다. 노인은 보관하고 있던 옛날 꼬제트에게 선물했던 '까트리느' 인형을 꼬제트 손에 쥐어준 후 눈을 감는다. 

 마지막 대목 의미 깊다. 세기의 거장 빅톨 유고는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는' 오늘의 핵가족 문제점을 미리 짚어놓고 있다. 































 

 19년 뒤 가석방으로 사회에 나왔으나 갈 곳이 없다. 돈 있어도 식당과 여관에서 거절한다. 하루 밤 신세 질려고 주교관을 찾아간다. 거기서 존경할만한 주교님 만난다. 그 분은 주교관을 가난한 병자 치료하라고 양보하고 혼자 누추한 집에 산다. 짚벼개가 향기롭다고 감사하는 그런 분이다. 장발잔이 나타나자 식탁에 앉히고 손님용 은수저를 꺼낸다. 그동안 사회의 냉대에 증오심만 키워오던 장발잔은 주교님의 은수저에 감격한다. 주교님은 은촛대까지 내려와 촛불을 켜준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사건은 반전된다. 정원에 있는 주교에게 가정부가 그 남자가 은수저를 훔쳐 갔다고 보고한다. 곧이어 장발잔이 형사에게 잡혀 주교관에 끌려오자 주교님의 감명 깊은 대사가 나온다. '왜 내가 준 은촛대는 가지고 가지 않았소? 둘 다 주었는데...' 주교님은 두 형사 앞에서 이런 말로 장발잔을 구해주고, 장발잔이 떠날 때도 멋진 말씀 하신다. '또 은촛대를 가지고가지 않는군요. 가져가시오. 이제 당신 영혼은 나에게 맡긴 것이요.' 이후 장발잔은 변한다.  

 그러나 세상사 어렵다. 한적한 숲에서 잠시 쉬다가 무례한 젊은이 만나고, 동전 뺏고 쫒아버리자, 무장 도둑으로 신고되어 수배자 신세가 된다.


 장발잔은 마들렌이란 이름으로 몽트뢰유란 시에서 장식용 구슬 공장 세워 성공한다. 남을 돕는 자선의 삶을 산다. 꼬마 굴뚝청소부 지나가면 반드시 불러 동전을 쥐어준다. 병원을 세우고 학교도 세운다. 사람들이 그를 시장으로 추대하고, 그는 자베르 경감이 부임 신고하자 경찰서장에 임명한다. 마침 마차가 전복되어 사람이 깔렸단 보고를 받자, 몸으로 마차를 밀어올려 사람을 구한다. 그걸 보고 자베르는 어릴 때 일이 생각난다. '저런 힘을 가진 사람은 장발잔 밖에 없다'.

 그 경찰서에 한 창녀가 잡혀온다. 그녀는 시장을 보고 '당신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다'고 외친다. 장발잔의 구슬공장에서 일하다가 쫒겨나 결국 매춘부가 되었다는 것이다. 폐결핵이 심각해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해준다. 그 여인도 한 때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다. 신은 자비로울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남자는 배신했고, 일거릴 얻기 위해선 어린 딸은 데리고 다닐 수 없었다. 그래 어느 시골 여관에  맡겼지만 여관 주인이 악독하다. 매달 양육비 외에 아이 치료비쪼 돈 뜯어낸다. 여인은 그 돈 마련 위해 결국 앞니 두 개까지 뽑아 팔고 끝내 창녀가 된 것이다. 폐결핵 말기 여인의 마지막 소원은 사랑하는 딸 꼬제트를 만나는 것이다. 장발잔은 팡티느에게 딸 꼬제트를 데려다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인생은 영화 제목처럼 비참한(Miserable) 것이다. 자베르가 찾아와 자기를 처벌해달라고 요청한다. 까닭을 물어보니, 자기가 자기 상관인 시장을 장발잔이라고 믿고 고발했는데, 검찰본청에서 장발잔을 이미 잡았다는 회신을 보냈다는 것이다. '자베르 당신은 당신이 맡은 일에 충실했을 뿐이요.' 장발잔은 자베르에게 이리 말한다. 그리고 무고한 사람이 자기 대신 벌을 받게 둘 수 없어 법정에 출두한다.

 법정 피고석에는 장발잔과 꼭 닮은 사내가 잡혀있다. 과거 장발잔과 같은 형무소에서 복역한 증인 세 사람도 나와 있다. 증인들은 피고가 장발잔이라고 증언한다. 그때 진짜 장발잔이 나선다. 증인들 과거 별명을 부르며, 한 명의 왼팔에 새겨진 문신까지 기억한다.

 이렇게 다시 죄수가 된 장발잔은 자베르에게 팡티느의 딸을 찾아올 3일간 시간을 달라고 부탁한다.  팡티느는 오매불망 딸을 기다린다. 옆 방 어린애 발소릴 듣고 딸이 온 줄 알고 들뜬다. 그러나 장발잔만 나타났고, 뒤이어 자베르가 나타나 '이 사람은 시장이 아니고 장발잔이란 죄수다'라고 말하고 장발잔을 잡아간다. 이 모습을 보자 팡티느는 절망하여 숨을 거둔다.

 그날 밤 감방의 장발잔은 불쌍한 꼬제트를 구하기 위해 탈옥을 감행한다. 돈과 보물을 챙겨 팡티느 병실에 찾아가 병실 수녀에게 자기는 쫒기는 몸임을 밝히고 장례비를 맡긴다. 수녀는 장가방에게 빠리의 어느 수녀원 원장을 찾아가라고 일러준다.

 장가방은 몽페르메유 여관에 찾아가 꼬제트를 구해온다. 컴컴한 밤에 숲속 샘에서 투숙객의 말 먹일 물 긷는 어린 꼬제트의 물통 들어주는 장면, 꼬제트가 여관 주인의 두 딸이 가지고 놀던 인형을 만져보다가 혼나는 걸 보고, 밖에 나가 근사한 인형을 사오는 장면, 꼬제트가 그 인형 이름을 '까트린느'라고 짓겠다며 기뻐하는 장면, 장발잔을 잡으려고 도착한 자베르를 피해 도망가면서도 꼬제트가 두고온 인형을 안타까와 하자 내려가 찾아오는 장면들이 가슴 몽클하게 한다.


 장발잔은 그후 빠리 수도원에 숨어 정원 잡역부로 일하고, 꼬제트는 수도원 기숙학교 학생이 된다. 꼬제트가 졸업하자, 저택으로 옮겨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노신사와 아름다운 한 처녀가 매번 룩상부르 공원에 나타난다. 거기서 독서하던 마리우스란 청년이 꼬제트에 맘을 뺏겨 따라다닌다. 그는 왕당파 할아버지와 공화파 아버지 사이에서 자랐다. 죽음에 임박한 아버지를 만나 공화파를 이해하고 아버지의 남작 칭호까지 얻어 집에 돌아오자, 할아버지는 손자를 집에서 쫒아낸다. 가난한 동네서 혼자 살고, 옆 집에는 테나르디에가 산다. 그는 꼬제트를 맡아기르던 그 악독한 시골 여관 주인이다. 그의 딸은 마리우스를 좋아한다. 길가에 걸어놓은 빵 가게 빵을 훔쳐 달아나다가 사람들에게 붙잡힌다. 이때 장가방과 꼬제트가 나타나 돈을 주어 해결하고 집에 데려가 선물도 준다. 테나르디에는 자기 딸이 돈 많은 사람 만난 걸 알자 그가 자기 집을 방문할 때 납치할 계획을 세운다. 옆방에서 이 이야기를 들은 마리우스가 이 일을 자베르에게 신고한다. 장발잔이 집을 방문하자, 테나르디에는 동료들과 장발잔을 결박하고 20만 프랑을 내놓으라고 협박한다. 그때 자베르가 현장을 급습하여 일당을 체포하고, 장발잔은 소란을 틈타 도망친다. 

 그후 장발잔은 자베르를 피해 이사를 가고, 마리우스는 공원에서 꼬제트와 장발잔을 볼 수 없다. 시름에 빠진 마리우스에게 테나르디에의 딸이 꼬제트의 주소를 알려주고, 두 연인은 극적으로 밤에 만난다. 테나르디에는 또 장발잔을 유괴해 돈을 뜯어낼 계획을 세우지만, 딸 에포닌의 방해로 실패한다. 장발잔은 에포닌의 '이사 가시오'라는 불길한 쪽지를 보고 영국으로 이사갈 계획을 세운다. 

 

 1832년 6월 빠리는 장 막시밀리앙 장군의 죽음을 계기로 혁명의 바람에 휩싸인다. 마리우스는 공화정 멤버가 되어 시가전에 참여한다. 마리우스를 짝사랑한 에포닌도 따라가 바리케이트에서 싸우다 위기에 처한 마리우스를 구하고 죽는다. 에포닌의 희생으로 목슴을 구한 마리우스는 에포닌의 동생 가부르슈를 살리고자 꼬제트에게 보내는 작별 편지 심부름을 보낸다. 편지를 본 장발잔은 마리우스를 구하기 위해 바리케이드로 찾아간다. 전에 꼬제트가 마리우스에게 쓴 편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마리우스를 보지 못한다면 죽는 것이 좋겠다는 구절이 있다. 장발잔은 바리케이드 안에 잠복하다 잡힌 자베르를 처분할 권한을 얻자 자베르를 몰래 석방해준다. '당신은 자유요.' 장발잔이 자베르를 석방해주자, 지금까지 법 준수만 정의라고 생각하던 자베르는 자신의 신념보다 더 큰 가치관에 직면하여 마음이 흔들린다.

 동이 트자 바리케이드가 군대와 경찰에 포위 당하고 포격으로 무너지자, 장발잔은 부상 당한 마리우스를 업고 하수구로 들어가 도망친다. 그러나 세느강으로 하수구가 연결되는 지점에서 기다리던 자베르에게 체포된다. 거기서 장발잔이 마리우스를 병원에 맡기도록 부탁하자, 어찌된 일인지 자베르는 마리우스와 장발잔을 삯마차에 태워 집에 데려다 주고 사라진다. 그후 자베르는 세느강에 투신자살한다. 한평생 법은 준수하고 정의롭게 살았다고 믿어왔던 자신의 가치관이 장발잔의 자비와 사랑이라는 가치관 앞에 무너지자, 자베르는 자신이 가난한 범죄자들에게 새로운 갱생의 기회를 주지않고 너무나 가혹하게 대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유서를 남기고 투신한 것이다. 


<레미제라불>의 이 대목에서 빅톨 유고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보호하고 구제해주는 건 법이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용서와 사랑'임을 시사하고 있다.


 어떤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빠리의 이 혁명을 우리나라 촛불혁명과 비교하는 걸 보았다. 참 한심한 사람들이다. 촛불은 북한군을 방어하기 위해 파견된 미군 탱크의 실수로 죽은 어린 학생을 추모하기 위한 순수한 것이었다. 그 촛불 의미가 이북 뜻대로 정치적 변질을 거쳐, 제 나라 지켜줄려고 온 외국 군대 물러가라는 이적행위로 변했다.   


 마리우스는 건강이 회복되자 꼬제트와 결혼하고, 60만 프랑 장발잔의 재산으로 경제적으로 풍요하게 산다. 장발잔은 자베르의 추적은 피했지만, 자신의 과거가 집안에 문제가 될거라며 따로 혼자 살아간다. 꼬제트와 마리우스는 사랑에 빠져 정신이 없고, 장발잔은 결국 노후의 고독으로 살아갈 힘을 잃고만다. 장발잔이 죽음에 임박해졌을 때다. 테나르디에가 마리우스 앞에 나타나 집안에 범죄자가 있다며 진실을 알려주는 댓가로 돈을 요구한다. 장발잔이 몽트뢰유 시장이었고, 시가전 와중에 마리우스를 업고 하수구로 탈출시킨 사람임을 알려준다. 항시 자신을 지하로 업고 구해준 사람이 누군가 알고싶던 마리우스였다. 황급히 꼬제트와 함께 장발잔을 찾아가 용서를 빌지만, 이미 때는 장발잔의 생명은 꺼져가는 촛불이다. 장발잔은 자기가 보관하고 있던 어린 꼬제트에게 선물했던 '까트리느' 인형을 꼬제트 손에 쥐어주고 눈을 감는다.


빅톨유고 초상. 그는 마지막 대목에서 현재 핵가족의 문제점을 미리 짚어놓고 있다.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고, 끝내 쓸쓸히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