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목로주점

김현거사 2019. 5. 11. 07:42

 

 목로주점

 <목로주점>은 19세기 후반 자연주의 소설의 문을 연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가 인간의 본성을 면밀하게 끄집어내 현실을 여과없이 적나라하게 표현한 사실주의 문학의 효시로 꼽는 작품이다. 그는 진실에 대하여 투철한 고발정신을 나타내곤 했는데, 그로 인해 보수적 성향의 대중에게는 미움을 사기도 했다. 원래 졸라는 이 작품을 ‘목로주점’이 아니라 ‘제르베즈 마카르의 흔해 빠진 일생’이라는 제목으로 정하려고 했다. 내용은 빠리의 가난한 달동네에서 두 남자와 같이 산 한 세탁소 여인의 비참한 인생이다. 여주인공 제르메즈는 어떤 면에서 최인호의 작품 <별들의 고향>에 나오는 경아를 떠올리게 한다. 애달픈 인생을 죽음으로 끝맺는다. 그런데 두 영화가난다. 한가지 틀린 점은 <별들의 고향>은 남자주인공 신성일이 주목 받고, <목로주점>은 여자주인공 마리아 셀이 눈을 붙잡고 놓지 않는다. 마리아 셀은 이 영화 초반에서 꼭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청순하고 귀여운 미소를 선보인다. 후반에선 너무나 쓸쓸한 모습으로 가슴을 후벼판다.


그런데 두 영화가난다. 한가지 틀린 점은 <별들의 고향>은 남자주인공 신성일이 주목 받고, <목로주점>은 여자주인공 마리아 셀이 눈을 붙잡고 놓지 않는다. 마리아 셀은 이 영화 초반에서 꼭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청순하고 귀여운 미소를 선보인다. 후반에선 너무나 쓸쓸한 모습으로 가슴을 후벼판다.

르네 끌레망 감독이 탁월한 감각으로 영화화 하여, 베니스 영화제 비평가상, 뉴욕 영화제 최우수 영화상을 수상했다. 마리아 셀은 이 영화로 베니스 영화제 등 3개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했다.이야기는 19세기 빠리의 빈민가에서 시작된다. 프랑스 남부 프라상에서 두 자녀를 데리고 도망치듯 빠리로 온 남녀가 있으니, 제르베즈와 그의 남편 랑티에다. 아내 제르베즈는 아이들을 위해 세탁부가 되어 부지런히 일하면서 항상 귀여운 미소로 남편을 반긴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진흙속에서 연꽃이 핀 격이다. 배운 것 없고 무식하지만 너무나 청순하다. 남편 랑티에는 백수건달이다. 바로 옆 집 매춘부와 놀아나면서 창 밖으로 아내를 내려다보며 매춘부와 낄낄거린다. 어느날 여자와 줄행랑 쳐버리고, 그 제르베즈에게 지붕 수리공 쿠포가 결혼을 신청한다.

 이때부터 제르베즈의 행복은 시작된다. 둘이 열심히 일해서 저축하고, 제르베즈는 그 돈으로 가게를 빌려서 세탁소를 열겠다는 꿈을 꾼다. 그러나 세탁소 계약하는 바로 그날 남편 쿠포가 지붕 일 하다가 미끄러져 큰 부상을 입는다. 제르베즈는 가지고 있던 돈을 다 쓰고말지만, 제르베즈를 연모하는 청년 쿠제가 돈을 빌려준다. 쿠제의 도움으로 세탁소를 열자, 주민들의 도움으로 가게는 번창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70년대 서울 구로공단을 생각해보았다. 지방에서 무단 상경한 아가씨가 가발공장에서 밤늦도록 일하여 고향에 논 사서 성공하기도 했다. 간혹 술집이나 유흥가로 빠져 타락하기도 했지만, 19세기 빠리 빈민가나 20세기 구로공단이나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호사다마. 남편 쿠포가 제르베즈가 번 돈을 훔쳐가 술값으로 날리곤 한다. 설상가상으로 동네 사람들이 모여 제르베즈의 생일 축하하는 날 전 남편 랑티에가 나타나고, 남편 쿠포는 무슨 생각인지 랑티에를 그 자리에 데려오고, 그날 이후 한 집에 두 남자와 한 여인이 살게된다. 제르베즈는 랑티에와도 몸을 섞고만다. 모든게 엉망이 된다. 남편 쿠포는 세탁물 맡기러 온 여인 젖가슴을 만지고, 손님이 떨어져나가 가게는 남의 손에 넘어가버리고 만다. 쿠포는 알콜 중독자가 되어 비참하게 죽고, 제르베즈는 창녀가 되고 만다. 영화 마지막이 모든 걸 상징하고 있다. 제르베즈의 어린 딸이 가게에서 구걸해서 얻어온 과자를 제르베즈 앞에 내놓는다. 자포자기한 매춘부가 멍하게 그걸 쳐다보며 거절하자, 배고픈 딸아이가 과자를 혼자 먹는다. 

 영화를 보면서 <목로주점>이 어디 나오나 기대했는데 목로주점은커녕 포장마차 하나 나오지 않았다. 제목 <목로주점>은 원어로 '때려눕힌다'는 동사에서 파생된 속어일 뿐이다. 졸라는 빠리에서 빈궁한 생활을 하여 달동네 사람들의 언어와 속어를 훤히 알았고, 그를 적절히 구사해 제2제정 시대의 빠리 민중을 생생하게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목로주점>의 제르베즈는 풀로베르의 작품 <보바리 부인>의 에마와 닮았고, 모파상의 작품 <여자의 일생>의 잔느와 비슷하다. 당시 자연주의 작가들이 그려낸 여성상이 거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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