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중산리에 은거한 친구에게

김현거사 2011. 1. 19. 10:16

지리산에 은거한 친구에게

 

황공망이 1347~50년에 그린 〈부춘산거도>

 

 

지리산 중산리에 초당을 엮었으니

앞에는 맑은 쏘가 뒤에는 천왕봉이

흰구름 장막을 치고 같이 살자 하더라

 

산나물 된장국에 입맛을 들였으니

산가의 별미로는 이 밖에 더있는가

그 중에 두룹 도라지 향기 높다 하더라

 

두견화 피는 속에 봄철이 왔다 가면

머루 다래 절로 익는 가을 또한 찾아온다

철 따라 탁주 한병은 그 멋인가 하노라

 

아침엔 일어나서 청산에 눈을 씻고

밤 중엔 홀로 누워 물소리에 귀 씻으니

한가한 청풍명월이 친구하자 하더라.

 

북창엔 대를 심고 남전엔 채소 심고 

때로는 호미 메고 약초 캐러 나서보니

삼신산 바로 여기다 불로초 밭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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