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검은 난초(The Black Orchid)

김현거사 2019. 6. 26. 09:45

 

 






 

 

영화 〈검은 난초〉로 제22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두여인〉으로 제1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한국인들에게는작품 〈해바라기〉로 유명하다.

 

갱스터였던 남편을 잃은 로즈는 결국 아들까지 소년원에 가게 된 후 힘든 삶을 살고

있다. 그때 아내를 잃고 곧 결혼할 딸을 키우고 있는 프랭크가 그녀를 짝사랑 하게 되고 계속해서 그녀에게 접근을 하여 결국 닫힌 그녀의 마음을 여는데 성공한다. 그 후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지만 서로를 사랑하게 되어 결혼을 약속하는 단계까지 가게 되지만 갱스터의 부인이었던 여자와 아빠가 결혼을 하는게 싫었던 프랭크의 딸이 우울증에 걸린 연기를 하며 방에서 나오지 않아 로즈와 프랭크의 관계가 깨지기 시작하고 결국 로즈의 아들 랄피까지 소년원에서 탈출하게 되며 상황은 더욱더 꼬이게 되는데...검은 난초(The Black Orchid)


 '6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요즘 이애란의 '백세 인생'이란 노래가 유행하고 있다. 백세 인생 시대가 온 것인가는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 너무 오래 살다보니 거리엔 홀애비와 과부들 넘쳐난다. 영화 <검은 난초>는 과부와 홀애비가 눈 맞추고 사랑하는 이야기다. 과부인 소피아 로렌에겐 소년원에 간 아들이 있고, 홀애비 안소니 퀸에겐 아버지 재혼을 반대하는 딸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효도는 별로 않으면서 부모 재혼에는 쌍지팡이 들고 나오는 자식 있지만, 영화 <검은 난초>에도 재혼하려는 사람의 가족 갈등이 있다.

 솔직이 나는 이 영화를 안소니 퀸 때문에 보러갔다. 그가 연기한 <노틀담의 꼽추>의 콰지모도 역,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길>의 잠파노 역은 거의 천재 작품이다. 소피아 로렌은 별로 관심 없었다. 그녀는 굳이 점수를 주려면 풍만한 입술이 좀 쎅시하다 싶을 뿐이다. 광대뼈는 눈에 거슬리고, 키도 제멋대로 크다. 그런데 이 영화 <검은 난초> 첫 장면에서 나는 과거의 불신을 싹 뽑아버렸다. 그는 검은 상복을 입고 영구차를 따라간다. 그 장면은 그가 24살 때 찍은 것인데, 1960년 그 당시 그는 마릴린 먼로, 브리지트 바르도, 제인 폰다 등과 나란히 겨루는 섹스 심볼이었다. 몸매가 품위와 매력을 동시에 발산하는 '검은 난초' 같다. 눈빛은 부드럽고 쎅시했다. 그는 14살에 미인대회에 참가하여 모델에 발탁되었다고 한다. <두 여인>으로 1961년 아카데미와 칸느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세계적인 여배우가 되었다고 한다.  이 첫장면에서 그 까닭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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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인공 로즈(소피아 로렌)는 미인이다. 얼굴 값 하느라고 남편을 들볶는다. 남편은 로즈의 욕망을 채워주려고 무리 하다가 비참한 죽음을 맞는다. 과부가 된 로즈는 가난의 밑바닥에 굴러 떨어진다. 재료를 집에 가져와 종이꽃 만들어 납품하는 것으로 입에 풀칠하고 살아간다. 설상가상으로 외아들은 절도죄로 소년원에 들어가 있다. 한국에도 이 비슷한 사연의 여인 더러 있지만, 로즈는 한마디로 인생에서 더 잃을 것 없는 벼랑 끝 여자다.

 그 로즈가 사는 옆 집에 아내와 사별한 홀애비 프랭크(안소니 퀸)가 포커 게임 할려고 드나든다. 그는 작은 회사 사장이고 결혼시킬 딸이 있다. 늘상 상복 입고있는 로즈를 '검은 난초'라고 부르며 매력을 느낀다. 능글맞게 말을 걸지만 로즈는 차급게 대한다. 그러나 로즈가 저녁을 못먹은 것 같다며 옆집 안주인이 먹을 걸 챙겨주자, 그걸 들고 문을 노크한 프랭크는 결국 로즈의 맘을 얻어낸다. 그래 일주일에 한 번 소년원에 있는 아들 랄프를 면회 갈 때 로즈와 같이 가겠다고 청해서 약속한다.

 그 다음 로즈와 프랭크가 버스 안에서 만나는 장면이 재미있다. 로즈는 프랭크를 위해 자리를 잡아놓고 기다리지만 프랭크가 나타나지 않아 안절부절 하다가, 한참 후 프랭크가 와서 옆에 앉자, 창 밖으로 얼굴 돌리며 몰래 웃는다. 

 프랭크는 랄프를 만나자, 사나이 대 사나이로 이야기를 하자며 어린 랄프와 단둘이 뜰로 나간다. 거기서 로즈와 결혼하여 세 사람이 새로 장만한 집에서 같이 살면, 랄프는 소년원에서 나올 수 있다고 알려준다. 랄프는 소년원을 나갈 수 있다는 말에 그 제안을 반갑게 생각한다.

 여자인 로즈의 아들 껀은 이렇게 잘 해결되었다. 그러나 프랭크의 딸 메리 문제는 심각하다. 메리는 남편 될 청년이 집을 구해놓자, 가서 둘러보고 맘에 들어한다. 그러나 다음 순간 아버질 모시고 아버지 집에서 살자고 제의한다. 그 문제로 청년과 다투고 혼자 돌아온다. 메리는 또 웨딩드레스 집에서 우연히 로즈를 보게되는데, 그게 또 좋지않은 결과를 낳는다. 웨딩드레스 집주인이 불친절하여, 로즈와 말다툼을 하는데, 둘의 모습을 본 메리는 로즈에게 좋지않은 인상을 가진다. 특히 로즈가 그 드레스 값을 치를 사람이 프랭크라고 하는 소릴 듣고 깜짝 놀란다. 

 그 다음에 안소니 퀸과 소피아 로렌의 그 유명한 댄스 장면이 나온다. 안소니 퀸도 그렇거니와 소피아 로렌의 춤도 예사 춤 아니다. 두 명배우의 춤은 완전 예술이다. 갑남을녀 너절한 춤만 보던 눈을 깜짝 놀래게 한다.

 그런데 여기서 사건은 급전직하로 악화된다. 하필이면 그때 메리가 집에 돌아온다. 그리고 포옹한 두 사람을 보게된다. 메리는 이미 웨딩드레스 껀으로 로즈를 나쁘게 생각하고 있다. 아버지가 둘을 인사를 시키고 주의를 줘도 메리는 로즈를 무시하여 불손한 표현을 하다가 결국 메리는 아버지에게 뺨을 맞는다. 평소 너무나 아버지를 사랑하던 메리다. 큰 충격을 받고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잠궈버린다. 로즈는 이를 보고 프랭크와의 결혼이 절망적이라 생각한다. 소년원에 있는 랄프를 찾아가서 그 사실을 알려준다. 랄프는 엄마의 재혼이 깨진 걸 알자 소년원을 탈출해버린다.

 속담에 대들보 부러지니, 서까래도 무너진다는 말 있다. 두 집안 일시에 절망의 검은 구름 덮힌다. 프랭크는 로즈에게 함께 성당에 가서 기도하자고 제의한다. 해결책은 하느님에게 기도하는 길 밖에 없다고 말한다. 로즈는 성당에 가길 거부한다. 여기까지가 갈등의 정점이다.

 그러나 신은 항상 천길 낭떠러지 절망 끝에 구원의 밧줄을 내려주신다. 프랭크는 사위 될 총각과 성당을 찾아간다. 거기서 어머닐 만나려고 찾아온 랄프를 만난다. 한편 로즈는 혼자 메리를 만나러 프랭크의 집을 찾아간다. 마지막 대화를 시도하지만 메리가 완강히 거부하자, 프랭크와 헤어지겠다며 쓸쓸히 돌아선다. 그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 메리는 같이 커피 한 잔 하지 않겠냐고 제의한다. 프랭크는 랄프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두 여인이 다정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장면을 만난다. 모든 먹장구름 깨끗이 풀린 것이다. 너무나 개운한 해피앤딩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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