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와 음식

지리산약초학교 1기

김현거사 2019. 1. 17. 18:00

지리산약초학교 1기 1주차현장 이모저모...산청한방약초연구소 탐방 등

 
 
▲ 지리산약초학교 김승주강사가 수강생들에게 약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리산약초학교 1주차 수업

해외여행으로 인해 참석치 못한 조영규씨를 제외하곤 전원 참석하는 놀라운(?) 출석률을 보였다. 출석률에서부터 운영진을 긴장시킨 것이다. 비가 오는 데도 서울에서 전원 출석하는 열의를 보임에 따라 운영진은 아연 기장할 수 밖에 없었던 것.

토요일 12시 30분부터 도착하기 시작한 교육생들은 가벼운 차림으로 여행을 가듯이 속속 일차 교육장소인 산청한방약초연구소에 도착했다. 산청이 고향인 진영길(부산거주) 교육생이 제일 먼저 도착했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고향에도 들러보고 교육장에 오는 길이라며 상기된 얼굴로 연구소에 왔다.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그동안 고향에 돌아오려던 생각을 굳혔습니다. 이번 교육이 끝나면 고향인 산청에 정착하여 약초농사를 지으면서 노년을 보내려고 합니다.” 진영길 학생은 산청을 떠난지 한 40년 되지만 이제 고향에 돌아와 약초농사를 지으면서 살기로 한 자신과의 약속을 이제 지키게 됐다며 좋아했다. 가장 많은 인원인 서울팀이 1시경 도착하자 연구소에서 간단한 설문조사와 입학지원서 작성이 이어졌다.

 

○점심 식사

 

  
▲ 약초초밥 점심식사
점심식사는 지리산마을에서 만든 약초초밥과 진산푸드에서 만든 약초 떡이 나왔다.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약초 초밥에 대해 교육생들은 다들 신기해 했다. 어떻게 약초로 이렇게 예쁜 초밥을 만들었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 했다. 처음이라 어색한 분위기가 약초초밥이 나오자 금방 훈훈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식사를 하면서 지리산마을의 표재호 대표가 약초초밥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만든 방식과 들어간 소재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각 약초들이 어디에 좋은 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약초 초밥은 약초로 만든 물을 사용해 오곡밥을 지은 뒤 이를 다시 약초 짱아찌로 감아서 만든 것이다. 깻잎, 산마늘, 곰취등 모두 12개의 소재가 약초초밥을 만드는 데 들어갔다는 표 대표의 설명에 모두 신기해 했다.
12개의 초밥 알이 있는데도 약간 부족한지 진산푸드에서 만든 약초 떡도 남기지 않고 다들 먹었다. 멀리서 와서 그런지 다들 시장한 모습들이었다. 역시 점심시간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입학식 장면

 

  
▲ 입학식에서 황인태 교장선생님의 환영사
이날 입학식에는 산청군 한방약초과의 조경래 과장과 이이근 계장이 참석했다. 물론 염려(?)가 되어서 참석했겠지만 학생들의 열의에 이들도 감동한 듯. 조경래 과장은 인사를 통해 산청군에 머무는 동안 여러분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이근 계장도 자신이 일일이 점검한 학교의 교육프로그램이 실현되는 데 대해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공무원으로서 근무시간도 아닌데도 토요일에 나와서 일일이 일을 챙기고 고민하는 모습에 교육생들 모두가 감동했다.

황인태 교장선생님은 환영사를 통해 자신은 약초전문가가 아닌 학교의 운영자임을 고백(?)했다. 재래식 한복을 입은 홈페이지 사진으로 인해 혹시나 약초전문가로 오해할까봐 걱정했다는 황교장 선생의 너스레에 다들 배꼽을 쥐고 웃었다. 교장선생님은 환영사를 통해 “아름다운 지리산의 가을을 함께 하는 것은 평생의 추억이 될 것이라”며 “약초도 배우고 건강도 챙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소장과 신용욱 교수의 강의

 

  
▲ 산청한방약초연구소 김동환소장의 강의
입학식에 이어 김동환 소장의 한방약초연구소에 대한 현황 설명 및 연구소의 비전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먼 길을 와 피곤한 학생들인데도 김 소장의 강의에 대해 학생들이 너무 진지한 모습으로 임하자 김 소장도 감동을 받은 듯 열정적으로 연구소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아직은 초보단계에 불과한 연구소이지만 이 연구소가 장차 우리나라 한방 약초연구의 메카가 될 것이라는 말에 다들 박수를 보냈다. 특히 김소장은 자신이 오랫동안 약초관련 업무를 담당해 와서 그런지 약초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막후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특히 산청세계전통의약 엑스포유치 막후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산청이 제일 늦게 신청했는데도 엑스포 유치권을 갖게 된 이유, 막후에서 움직인 내용들을 재미있게 풀어놓아 수강생들을 즐겁게 했다.

  
▲ 경남과기대 신용욱교수의 강의

신용욱 교수는 지리산 약초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수강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지리산 인근의 민간요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수강생들의 주목을 받았다. 2시간이나 이어진 강의였는데도 수강생들이 피곤해 하지 않으면서 신 교수 강의를 들었다. 민간요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겸손해야 한다는 말과 질문을 많이 하라는 말에서 수강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강의였다. 민간요법 전문가들은 제도권 사람들이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고집이 세고 자신만의 세계가 강해서 마음이 상하면 될 것도 안된다면서 언제나 겸손하고 집요해야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다는 게 신교수의 지론. 
신교수의 재미있는 강의는 다음 일정으로 인해 다 하지도 못하고 중간에 그만둘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동의보감촌 순례

 

  
▲ 동의보감촌 순례
민향식 해설사에 의한 동의보감촌 순례 역시 수강생들을 사로잡았다. 처음 방문한 한약 박물관에서 잘 정돈된 한약 역사와 약초표본등을 민향식 해설사에 의한 설명을 들으면서 1시간 관람했다. 이날 동의보감촌 순례의 백미는 ‘기 받기 행사’ . 민해설사가 “이 기받기 체험장에서 이참 관광공사 사장이 기를 받은 후 며칠 안돼서 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며 “적어도 하나의 소원은 이루어 주는 곳”이라고 설명하자 너도나도 바위에 가까이 가기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어린아이가 된양 다들 즐거워 했다. 실제 
  
▲ 기받기체험장
이 기받기 체험은 많은 사람들이 그 효과를 증언하고 있는 곳이다. 청와대 비서관을 비롯하여 많은 관리들이 찾아와 기를 받기도 하고 관광도 한다는 게 민 해설사의 설명. 산청군 공무원들은 이재근 군수의 지시에 의해 중앙부처에 예산을 따러 갈 때에는 반드시 들러서 기를 받고 간다는 것. 미신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한번 경험해 보라는 민 해설사의 말에 너도나도 기를 받기 위해 노력한 행사였다.

동의보감촌 순례에서 특이한 것은 전각전 방문. 여기가 국새가 만들어진 곳이며 민 아무개에 의해 사기를 당한 장소라니까 다들 놀라워 했다. 민 아무개씨의 사기행위로 인해 오히려 수강생들의 관심사가 더 커진 것. 다들 안타까워 했지만 정말 여기서 국새가 제대로 제작이 됐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며 아쉬워했다.

 

○버섯 샤브샤브 저녁

 

동의보감촌 방문을 마친 수강생들은 이웃에 있는 버섯샤브샤브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점심을 약초 초밥으로 먹은 탓에 약간 시장한 수강생들은 마침 각종 버섯과 약초야채, 그리고 산청한우로 만드는 버섯샤브샤브를 배부르도록 먹었다. 특히 신용욱 교수에게 들은 약초 기본 지식으로 당귀와 방풍등 자신들이 알기 시작한 약초를 보자 신기해 하며 더 재미있게 저녁을 먹었다. 역시 저녁 한끼라 하더라도 자신들이 아는 약초를 가지고 먹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나는 모양이었다. 이날 약초 버섯샤브샤브 저녁은 스토리가 있는 식사였다. 약초 버섯샤브샤브 식사를 마치고는 그곳에 전시된 약초관련 상품을 쇼핑하기도 했다.

 

○숙소인 한방리조트에서 뜸 체험

 

  
▲ 숙소인 한방리조트에서 뜸 체험

숙소인 한방리조트에서 여장을 풀고는 곧 뜸 체험으로 들어갔다. 본디올 한의원에서 나온 윤하정원장의 지도로 진행된 뜸 체험은 이론과 실습을 겸한 수준 높은 체험이었다. 윤원장은 뜸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뜸을 많이 경험해 본 수강생들이었지만 나름대로 체계적인 설명에 시간가는줄 몰랐다. 피곤한 일정인데도 이론강의에 몰두하고 또 백해등 혈자리를 잡는데도 열심이었다. 윤의준 학생이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뜸 자리 잡는 모델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해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자기 소개 및 학생회장등 임원 선거

 

  
▲ 학생회장으로 선출된 최준영 학생
뜸 체험이 끝난 후 드디어 학생회를 이끌 임원진 선거에 들어갔다. 임원진 선거에 들어가기 전 각자 자신들의 소개시간이 있었다. 한사람당 1분씩 할애된 자기소개 시간에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자신들을 소개했다. 특히 부부가 참여한 한경장 학생과 박영순 학생, 편흥기 학생과 최양숙 학생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들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사이좋은 부부의 모습을 보여줘 많은이의 부러움을 샀다.

자기소개 시간이 끝나고 임원선거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김성대, 한경장, 박원근, 최준영학생등이 회장으로 추천을 받았다. 그런데 회장으로 추천된 사람들 마다 사양을 하는 바람에 선출에 시간이 걸렸다. 결국 나이가 제일 어린 최준영 학생이 회장을 맡기로 하고 회장선거를 마쳤다. 부회장은 서울 중부, 영남에서 각 1명씩 하기로 하고 서울은 여학생인 박교숙 학생이 중부는 정대홍 학생이 영남은 서승조 학생이 맡기로 했다. 학생회의 실무를 담당할 사무국장에는 회장과 손발이 잘 맞는 허윤 학생이 맡기로 했으며 총무는 가장 나이어린 여학생인 황근아 학생이 맡았다. 이렇게 임원진이 선출되고 각자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였다. 임원진들은 숙소로 돌아가지 못하고 장래의 학생회 준비등을 위해 회의를 시작했다.

 

○이튿날 아침의 경호강 산책

 

  
▲ 이튿날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학생들

한방리조트가 경호강 둔치에 있는 관계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했다. 다들 일찍 일어나 새벽 찜질과 경호강 산책으로 지리산에서의 이튿날을 맞았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해 경호강의 물이 불어있었다. 경호강은 지리산 마천에서 내려오는 물이 여러 지류가 합쳐져서 산청을 돌아서 진주 남강으로 이어지는 남강의 상류이다. 늘 래프팅을 할 정도로 물살이 세고 수량이 적지 않은 강이다. 새벽임에도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이 하나둘 보일 정도로 물이 풍부하고 고기도 많다고 한다. 특히나 비가 와서 그런지 물살이 세었다. 학생들 모두가 일찍 일어나 경호강 주변을 산책했다. 서울의 한강둔치를 산책하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강이었다. 아침에는 비가 그쳐 지리산 정상에 구름이 걸린 것을 빼고는 날씨가 화창했다. 화창한 하루를 지리산에서 시작하다보니 공기가 상쾌했다. 

 

○지리산자연건강학교에서의 수업

 

  
▲ 지리산약초학교 김승주 강사가 열정적으로 약초 강의를 하고 있다.

지리산 자연건강학교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버스가 올라갈 수 있는데까지 올라가고도 약 20분을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학교에 도착하니 개 두 마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 놈들은 손님을 많이 맞아봐서 그런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았다. 수업내내 학생들을 따라다니며 재롱을 부렸다. 지리산 자연건강학교에서의 수업은 경이 그 자체였다. 워낙 많은 약초가 재배되고 있는 곳이다 보니 학생들의 약초에 대한 관심이 극에 달했다. 김승주 대표가 학생들을 이끌며 농장 이곳저곳을 다니며 약초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김대표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좋은 약초들이 우리나라에는 너무 많다며 그런 것을 무심히 지나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왕고들빼기를 설명하면서 김 대표는 우리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보는 식물이고 번식력도 너무 왕성하다면서 김대표가 생각하기에는 가장 좋은 채소라고 강조했다. 다들 왕고들빼기에 취해 농원 이곳저곳에 있는 왕고들빼기 채취에 열심이었다. 만병초, 왕상등 평생 처음 보는 약초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른 지리산자연건강학교 수업이었다. 

 

○지리산 약두부 점심

 

점심은 약두부로 만든 정식과 약초로 삶은 돼지 삼겹살 그리고 약초쌈이었다. 약두부는 약콩으로 만들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약콩으로 순두부를 만들고 각종 약초로 돼지 삼겹살을 삶아서 각종 약초 채소와 함께 내 놓은 점심은 나오자 마자 사라졌다. 다들 2시간이 넘는 지리산자연건강학교에서의 수업으로 인해 시장했던 모양이었다. 약콩은 일명 쥐눈이 콩이라고도 불리는 데 쥐눈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쥐눈처럼 생긴 작은 검정색 콩이다. 약콩은 일반콩에 비해 영양이 많고 약성이 좋다. 약두부 점심을 먹은 다음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음 수업장소인 차황 바이오매스로 이동했다.

 

○차황 바이오매스에서의 약초 채집

 

  
▲ 차황 바이오매스에서 약초 채집을 하고 있는 학생들

바이오 매스는 약 40헥타르에 이르는 약초재배지이다. 산청군이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서 나무를 간벌하고 그 사이사이에 약 10여종의 약초를 심은 대규모 약초재배지이다. 이날은 산청군 산림녹지과에서 박춘서 계장이 직접 나와 현황을 설명하고 심어진 약초를 일일이 설명해 주었다. 약 2km에 이르는 오솔길을 따라 박 계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걷는 길은 가을날의 정취를 풍기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이날 바이오매스 체험에서 학생들은 하수오가 생긴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고 더덕도 접할 수 있었다. 더덕을 먹기는 많이 먹어도 실제 잎이 생긴 모습은 처음 보는 사람이 많았다. 더덕, 하수오, 당귀, 곰취, 작약, 인삼, 곤드레, 머위, 취나물등이 대량으로 재배되는 현장을 보면서 실감나는 약초수업이었다. 특히 곰취와 머위, 당귀를 채취해도 좋다는 박계장의 허락에 따라 학생들이 채취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빨리 내려가자는 박계장의 말에도 당귀채취에 재미를 들인 학생들이 돌아갈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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