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에 가면
미조에 가면 다시 미조에 가면
아무리 버렸다 버렸다 해도
파도에 자맥질하는 바위처럼
잠겼던 미련 불쑥불쑥 솟아나네
미조에 가면 다시 미조에 가면
아무리 숨었다 숨었다 해도
모래밭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게처럼
숨었던 기억 여기저기 나타나네
그때 솔향기 가득하던 산의
그 풀꽃 이름이 뭐였더라
그렇게 세찬 바람 불어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어떤 이름 같이
그 자리에 피어나던
그 풀꽃 이름이 도대채 뭐였더라
이제 파도가 모두 휩쓸어가버린
미조에 가면 다시 미조에 가면
그때 그 사람 얼굴 비치던
그 달만 외로이 남아있네
오륙도 등대
그는 항상 저만치 멀리 떨어져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쉽게 닥아가고 쉽게 헤어지는
유행가 가사가 되는데
그는 일년 삼백육십오일
파도와 폭풍에도 꺼떡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밀려가고 쓸려가지 않고
닿지못할 위태로운 바위돌 위에서
밤마다 깜빡깜빡
푸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첫사랑 /2
꽃빛은 예전 그대로인데
향기만 애처롭고
달빛은 예전 그대로인데
소녀는 간 곳 없네
누가 세월이 약이라 했는가
행여 그 말을 믿지 마소.
첫사랑
너는 어느 별에서 왔고
나는 어느 별에서 왔나
천년 전에 만났던가
만년 전에 만났던가
첫눈에 알아본 (반가운) 사람
여기서도 못맺고 헤어지니
깜빡이는 은하수 별처럼
다시 억겁의 시간을
바라만 보고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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