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대나무

김현거사 2011. 6. 16. 21:24

 

 

                                    김창현


안개비 오는 봄에 竹窓을 열어보니

바람에 휘어진 대 가지마다 옥구슬

댓잎에 비 듣는 소리 가야금 탄주였네.


대밭에 대평상 펴 대베개도 놓아두고

바둑돌 소리 맑아 한여름 시원한데

竹露茶 하얀 연기는 神農氏 풍류였네.


겉면은 곧으면서 마디마디 속은 비어

향피리 만들어서 가을밤에 불어보니

은은한 맑은 소리는 신선의 곡조였네.


小雪 大雪 눈이 내려 천지가 은빛인데

눈 덮힌 대숲 속에 한 칸 茅屋 다정하다

아마도 隱君子 마음 저와 같았으리라.

 

                                             (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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