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난초

김현거사 2011. 5. 23. 05:41

蘭草

                                김창현


 

달 그림자 쳐다보고 난잎을 그리는가.

풀피리 선율 따라 난잎을 그리는가.

素心은 지필묵 없이 墨蘭을 치고 있다.


만학천봉 白花에서 그 향기 고르셨나

은하수 별빛에서 그 청초함 빌어왔나

素心은 仙藥도 없이 청향을 내품는다.


가녀린 대궁 끝에 빙옥의 꽃을 맺아

이슬에 젖은 모습 멀리서 아실까봐   

素心은 푸른 소매로 흰 얼굴 가리었다.

                                    (09년4월)


*요즘 집에서 키운 난이 잎새가 하도 아름답게 자라 한참씩 바라보곤 합니다. 난초 잎은 수천년 수만년 달빛 그림자에 그 곡선을 연마해서 저렇게 아름다울까? 추사는 예서체로 난잎을 그렸고,대원군은 날카로운 난잎을 그렸지만, 나는 풀피리 휘늘어진 아름다운 푸른 선율처럼 난잎을 보았지요. 아직 꽃은 없지만,우리집 소심이 가녀런 대궁 끝에 빙옥같은 꽃의 청향을 내품고, 푸른 잎새로 수줍은듯 그 하얀 얼굴을 가리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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