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심매도

감나무처럼

김현거사 2017. 10. 14. 06:57
    [수필]감나무처럼 나도 /김창현 지내놓고 보면 인생은 아름다운 꿈이었다. 피었다가 소리 없이 지는 봄밤의 배꽃이 떨어지는 풍경과 같은 지라,애수와 그리움을 싣고 달빛 아래로 스쳐간 그림자 였어라. 애태우고 가버린 첫사랑의 소녀도 있었고 철학에 심취하던 대학 시절 도 한철, 어렵게 취직한 자리를 걷어찬 일이며, 펜을 꺾게 한 신문기자 생활도 그런대로 치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문동 전세방에서 젊디 젊은 아내를 고생시키던 일이며,아픈 딸애의 병원비 걱정으로 초라한 호주머니만 만지던 때도 기억난다. 출세한 친구의 오만에 상기하던 시절, 진급은 연기되고 또 떨어져 나 가는 친구가 많이 쓸쓸해하던 때도 기억난다. 대략 이런 이薩竪冗?나의 세월의 강물은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는 사이에 내 젊음은 지나갔고, 인생의 희로애락도 내 깊은 데서 영글어 가는 양하다. 이젠 나도 인간다운 폭넓은 체험을 지닌 중년으로 지금 변해 가고 있 고, 그래서 더러는 안심되는 때도 있었다. 소설로 따져 웅대한 스펙터클은 없었고, 감동할 만한 사연도 별로 없 는것 같다. 그러나 좀은 다정하고, 좁은 겸손과 분수도 터득한 것이리 라 스르로 믿咀뺨? 특별한 종교나 신神도 없이 황량한 모랫길을 멀리 건너온 것이라 생 각해 보려 한다. 한 가지도 성공해 본 적 없어 오히려 어중이로 살아 온 일마저 지금은 대견하다 여기려 든다. 내겐 남보다 뛰어난 구석이 하나도 없다. 살기가 어디 그리 쉬웠던가? 아무튼 나는 기특하게도 그럭저럭 살아냈다. 돈도 별로 없고, 친구도 별로 많지 않고, 자식도 딸 들 뿐이다. 집안에서 난초를 키워 봤지만 꽃을 잘 피운 적은 없다. 한강에서 낚시 도 했지만 준치 한 마리 낚아 올린 적도 없다. 한 때 글도 써 봤지만 아직은 작가가 아니다. 산을 타 봤지만 항상 뒤 처지기만 했다. 노래방에서 한 곡조 부르지만 칭찬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불경을 제법 읽었지만 절로 나서자는 않았다. 작은 회사의 임원 노릇 도 했건만, 일찌감치 끝이 나고 말았다. 손바닥만 집 마당에 두어 포기 상추를 심어 먹는 것이 유일한 취미 여서 그저 덤덤히 살아가는 서민일 뿐이다. 진주, 내 고향집에는 평범한 감나무 하나가 있다. 거창하지도 않고 감이 특별한 것도 아니다. 평범 그대로의 나무였다. 그러나 해마다 하얀 감꽃은 피웠다. 태풍이 지나가면 윙윙 소리를 내며 가지가 마구 흔들렸다. 가을엔 홍시도 있고, 낙엽도 붉게 들어 나는 타향살이를 내내 하면서 얼마나 그 감나무를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그 감나무처럼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아무 구석도 특별한 특별한 데도 없으면 어떠랴. 정다운 사람 몇이 그리워해주기만 해도 되지 않겠 는가. 인생을 어떤 부피로 따져 평가할 필요는 없다. 모든 생명이 죽어 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하면 솔직히 나도 소유에서 조차 철저히 자유로워지고 싶다. 스님들은 가진 것을 줄이는 연습도 한다는데, 고향의 감나무처럼 나도 말년에 달콤한 홍시나 몇 개 달고 싶을 뿐이다. 크나큰 칭찬도 필요없고 명예도 소용없다. '유한한 인생이 무한한 욕망을 따라가는 것이야 말로 위태롭다'고 노자는 말했다지 않는가. 나는 스스로 유한한 인생임을 깨닫고 있다. 그래서 그냥 못생긴 고향의 그 감나무 같기를 다만 바랄 뿐이다. [수필]감나무처럼 나도 /김창현 지내놓고 보면 인생은 아름다운 꿈이었다. 피었다가 소리 없이 지는 봄밤의 배꽃이 떨어지는 풍경과 같은 지라,애수와 그리움을 싣고 달빛 아래로 스쳐간 그림자 였어라. 애태우고 가버린 첫사랑의 소녀도 있었고 철학에 심취하던 대학 시절 도 한철, 어렵게 취직한 자리를 걷어찬 일이며, 펜을 꺾게 한 신문기자 생활도 그런대로 치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문동 전세방에서 젊디 젊은 아내를 고생시키던 일이며,아픈 딸애의 병원비 걱정으로 초라한 호주머니만 만지던 때도 기억난다. 출세한 친구의 오만에 상기하던 시절, 진급은 연기되고 또 떨어져 나 가는 친구가 많이 쓸쓸해하던 때도 기억난다. 대략 이런 이薩竪冗?나의 세월의 강물은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는 사이에 내 젊음은 지나갔고, 인생의 희로애락도 내 깊은 데서 영글어 가는 양하다. 이젠 나도 인간다운 폭넓은 체험을 지닌 중년으로 지금 변해 가고 있 고, 그래서 더러는 안심되는 때도 있었다. 소설로 따져 웅대한 스펙터클은 없었고, 감동할 만한 사연도 별로 없 는것 같다. 그러나 좀은 다정하고, 좁은 겸손과 분수도 터득한 것이리 라 스르로 믿咀뺨? 특별한 종교나 신神도 없이 황량한 모랫길을 멀리 건너온 것이라 생 각해 보려 한다. 한 가지도 성공해 본 적 없어 오히려 어중이로 살아 온 일마저 지금은 대견하다 여기려 든다. 내겐 남보다 뛰어난 구석이 하나도 없다. 살기가 어디 그리 쉬웠던가? 아무튼 나는 기특하게도 그럭저럭 살아냈다. 돈도 별로 없고, 친구도 별로 많지 않고, 자식도 딸 들 뿐이다. 집안에서 난초를 키워 봤지만 꽃을 잘 피운 적은 없다. 한강에서 낚시 도 했지만 준치 한 마리 낚아 올린 적도 없다. 한 때 글도 써 봤지만 아직은 작가가 아니다. 산을 타 봤지만 항상 뒤 처지기만 했다. 노래방에서 한 곡조 부르지만 칭찬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불경을 제법 읽었지만 절로 나서자는 않았다. 작은 회사의 임원 노릇 도 했건만, 일찌감치 끝이 나고 말았다. 손바닥만 집 마당에 두어 포기 상추를 심어 먹는 것이 유일한 취미 여서 그저 덤덤히 살아가는 서민일 뿐이다. 진주, 내 고향집에는 평범한 감나무 하나가 있다. 거창하지도 않고 감이 특별한 것도 아니다. 평범 그대로의 나무였다. 그러나 해마다 하얀 감꽃은 피웠다. 태풍이 지나가면 윙윙 소리를 내며 가지가 마구 흔들렸다. 가을엔 홍시도 있고, 낙엽도 붉게 들어 나는 타향살이를 내내 하면서 얼마나 그 감나무를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그 감나무처럼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아무 구석도 특별한 특별한 데도 없으면 어떠랴. 정다운 사람 몇이 그리워해주기만 해도 되지 않겠 는가. 인생을 어떤 부피로 따져 평가할 필요는 없다. 모든 생명이 죽어 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하면 솔직히 나도 소유에서 조차 철저히 자유로워지고 싶다. 스님들은 가진 것을 줄이는 연습도 한다는데, 고향의 감나무처럼 나도 말년에 달콤한 홍시나 몇 개 달고 싶을 뿐이다. 크나큰 칭찬도 필요없고 명예도 소용없다. '유한한 인생이 무한한 욕망을 따라가는 것이야 말로 위태롭다'고 노자는 말했다지 않는가. 나는 스스로 유한한 인생임을 깨닫고 있다. 그래서 그냥 못생긴 고향의 그 감나무 같기를 다만 바랄 뿐이다. 2007..11.끝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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