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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수 이야기

김현거사 2016. 10. 16. 21:04

지난 이야기


자기 알아주는 친구가 세상 어디에 하나 쯤 산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그는 지금도 샌프란시스코 위 포틀랜드에 살고있다.내가 지금 지하철 공짜로 타는 <지공거사> 되었으니,그도 육십 중반 넘었을 것이다.김헌수.그는 경제신문사 시절 나와 친했던 사람이다.사람 홀리게 하는 매력적인 말솜씨 때문에 사십 초반에 부장 타이틀 너무 일찍 땃다 했더니,금방 미국 이민을 갔었다.그리고 세 번 한국에 찾아왔었다.첫번째는 그가 포틀랜드서 관광 매점 할 때 였다.두번째는 한국일보 지국장 할 때였다.세번째는 그곳 교포 자금 모아 한인방송을 세울 때 였다.

내가 모 회장 비서역으로 근무할 때다.‘이 사람아 우선 자네 부인은 우선 우리 와이프와 기념품점서 함께 일하면 되네.' 그곳이 미서북부서 꽤 이름난  관광지라 했다.그래 관광 기념품점 하나 열었더니 생계는 지장없더라는 것이다.'김현아!우리 옛날 신문사 시절 생각 않나나?같이 살자.’ 친구 그리워 일부러 태평양 건너 와  시내서 먼 화양동 회사까지 찾아온 그 성의가 우선 고마웠다.또 자연 즐기는 내 취향 염두에 두고,록키산맥의 광대한 풍광과 태평양 쪽으로 흐르는 계류에 낚시만 던지면 올라온다는 팔뚝만한 연어 이야기 해준 그 의도도 고마웠다.

두번째는 소공동 롯데백화점 로비에서 였다.동행한 미 합중국 연방의원 오모씨와 인사를 시켜주었다.츄리닝 차림의 오모씨는 퍽 의욕적인 인상의 사람이었고,사람 구슬리는 재주 많은 헌수는 당시 한국일보 현지 지국장을 맡고 있었다.야당이란 항시 춥고 배고픈 직업이다.재야 시절 미서북부 찾아온 김영삼씨 접대해준 인연으로 이날 그들은  청와대 김대통령 면담하러 간다고 했다.그날도 ‘이제 자네가 미국 와서 날 좀 도와 달라’고 했다.'광고와 지국 운영은 내가 자신있다.니는 와서 그 좋은 글 솜씨 한국서 썩이지말고 미국와서 기사 취재만 맡아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때 그가 중국 서화 골동에 홀딱 빠져있던 나에게 중국 가서 같이 살자고 권했으면 얼씨구나 지화자 두말 않고 따라나섰을 것이다.나는 그때 소주 항주에 가서,서울의 30평 아파트 한 채 값 밖에 않되면서,대지 천여평에 고래등같은 우리나라 경주 최부잣집 보다 더 오래된 운치있는 고가옥 뜰에 천하에 둘 없는 기묘한 태호석 놓고 살면서,한달 월급 20만원에 중국인 식모 운전수 데리고,기름진 중국 음식 향기로운 중국술 맘대로 즐기며,매일 골동품 시장이나 돌아다니면서 서화 도자기 수집해 컨테이너  베이스로 한국에  2-3년간 날라온다는 투자를 생각하고 있던 때였다.그리고 마침 그때 동양 고전 다이제스트한 한 권의 책을 집필 중이기도 했다.그래서 그때도 그의 호의를 거절했었다.

세 번째 왔을 때는 내가 직장 은퇴하고 속초 모 대학 겸임교수로 있을 때 였다.그는 그때 현지에 서너개 사업체 운영한다는 이대 출신 미모의 한 여인과 동행했었다.체면상 이 날 두 사람 골프 접대는 내가 맡았고,라운딩 끝나고 강남 한 음식점에서 저녁 먹었다.

‘헌수 이 친구 땜에 또 이런 미인을 만나뵈어 무쌍의 영광입니다.’

내가 말에 뉘앙스를 살짝 깔자,

‘또 미인을 만나셨다는 그 말이 뭔 뜻입니까?김헌수 사장님 바람 피운 이야기 예고편인가요?’

아니나 다를까 기대했듯 냉큼 물어오는 여자분에게,

'토네이도 급은 아니라도 우리나라 휩쓰는 태풍급은 되지요.'

살짝 예고편으로 강도만 비춰주었다.

‘아이고 김현 이 인간아!숙녀 앞에서 그 무슨 망발이고?’

‘우리 둘 신문사 시절,크리스마스 이브에 같이 가 크라식 듣던,그 후암동 살던 화보 편집장 분이 요화 배정자보다도 예뻤잖아?’

‘어이쿠 이 친구 말로 사람 죽이는덴 하여튼 뭐 있다고!’

'이 사람아 댄스 못하는 날 양주 먹여놓고 노래 시키고,자네 둘 꽉 껴안고 난리부르스 친 거 기억 않나?'

'좌우지간 이 엉뚱이 친구 재미있는 친구지요?'

그때 헌수는 현지 교포 자금을 모금해서 한국어방송국 채릴 참이라고 했다.KBS 최고참 여성부장 소개로 신참 여자 아나운서 한 사람 뽑아 가려고 내일 지망자를 무교동 낙지집에서 인터뷰한다고 했다.방송국 채리면 바쁘니,아예 이참에 미국서 날더러 신문 맡으라는 거였다.

‘나야 동양철학 전공자 아닌가?머리 속에 공자 맹자 노자 장자밖에 없는 사람이 미국 가서 뭐 하겠노?’

‘우리 이대 동기에 여류작가가 있어요.지금 묵고있는 집이 압구정동 개네 집인데.개도 싱글이고 곧 이민 올 거예요.글 쓰는 사람끼리 선생님과  이야기도 잘 통할 것 같고...미국서 넷이 치면 딱 한 팀 되겠네.페이 부담 없는 곳이 미국 골프장 아니예요?함께 얼마나 좋아요?’

‘헌수 이 친구 두번 나와서 미국행 권하다가,이제 이렇게 눈부신 미인 모셔와 미인계 쓰니,뜻이야 뼈에 사모치게 고맙습니다.그러나 골프야 속초도 칠만 합니다.'

나는 말꼬리 삼천포로 빠지게 할 필요를 느꼈다.그래 일부러 속초 이야길 좀 길게 풀었다.

'영랑호 진부령 파브릭 코스 나인홀에 3만원 합니다.설악산 경치야 오직 좋습니까.여교수와 한 조로 새벽 이슬 은구슬같은 잔디밭 밟으며 나가면,고지대 들꽃 향기 좋지요,올려다보면 설악산 울산바위,내려다보면 시퍼런 동해바다 아닙니까?한 주에 서너번,최고 84개까지 쳐봤지요.'

'속초서 살았댔습니까?'

'네!'

'이 친구 거기서 자기 그룹 백화점 사장 했지.'

'백화점 오픈시간이 열시니까,서울에 집 두고온 현지 경찰서장 세무서장 한 분 여교수가 인도어 멤버였어요.예약은 맘대로지요.아침 여섯시 티오프해서 나인홀 돌고.영금정서 4인분 2만원하는 회와 매운탕 아침 먹고,회사 가면 10시 전입니다.백화점 출근이 10시라,담배 한 대 물고 신문보고 있으면 직원들이 출근하지요.'

'그 직장서 신선노름 했군요.골프는 그렇다고 해요.카나다 록키마운틴 가보셨어요?빙하에 덮힌 산,푸른 숲과 호수,그 호수에 미끌어져 달려가는 요트 보면,천국이 따로 없어요.'

미리 약속하고 온듯 여자분이 계속 발동 건다. 

'물론 속초가 록키마운틴만 하겠어요?그러나 천불동 공릉능선 백담계곡 한번 제대로 본 사람은 천하절경 설악산에 경악합니다.

또 콘도마다 온천 아닙니까?오색의 탄산온천,일성콘도 맥반석온천,척산의 알카리온천,한일콘도 해수온천,이 모두가 4천원 내면 닥상이예요.골짜기마다 펑펑 약수 아닙니까?오색약수,갈천약수,추곡약수,삼봉약수,호수도 화진포 영랑호 청초호,거기다 고성에서 속초 주문진 강릉 부산 해운대까지 바다는 줄줄이 해수욕장입니다.은빛 백사장 덮쳐오는 푸른 파도 보면서,통나무카페에서 진토닉 한잔하면 속초도 낙원이지요.골프 스키 온천 수영 등산 낚시 맘대로 하는 속초같은 곳은 세상에 별로 없어요.'

'헌수씨 말대로 역시 선생님은 각설이 형님이고 약장수 저리 가라네요.청산유수 관동팔경 타령같이 읊으시네?'

이렇게 노닥거리다,핸드폰 통화 후 숙녀 한분 나타났다.압구정동 친구분 이다.부드러운 연초록 바바리코트 걸친 몸매가 갸름한 얼굴과 잘 어울렸다.2차는 압구정동 그녀  아파트로 옮겼다.식탁 너머 창밖은 가로등이 진주 목걸이같이 아름다웠다.한강 야경 너머엔 한남동 옥수동 휘황한 아파트 불빛이 보였다.작가답게 책이 많았다.의사 남편이 남긴 아파트와 병원빌뒹 처분했고,얼마전에 포트랜드 교외에 호텔 붙은 초대형 갈비집 하나 매입 해놓았다고 한다.

 

술 한잔 걸쳤겠다 돈 많은 과부집에서 술잔 비우는 자린데 뻥 않치는 남자 있겠는가.없던 이야기도 지어낼 판에 있던 이야길 왜 않겠는가.

'대형 갈비집 매입하셨다니 내 속초서 밥장사 한 이야기 하나 하지요.밥 장사도 손님 많으면 재미있다고요.

우리 건물 20층에 양식 중식 한식 해서 식당 셋 있었는데,처음 부임해보니 가슴이 철렁해요.한쪽은 푸른 파도 넘실대는 동해요,한쪽은 설악 절경 다 보이는 천하절경 이 20층 스카이라운지가 사실은 완전히 물먹는 하마더라고요.시설만 좋아가지고 투자비 오십억 든 것인데,15명 직원 인권비 월 2천만원 정도 나가지요.2천여평 공실 오피스텔은 관리비 평당 만원씩 나가지요.모르는 남들은 건물만 보고,이곳 사장은 좋겠구나 하겠지만,속 사정은 죽을 맛이지요.

그 중 손님 없어 썰렁하게 빈 20층 식당가가 젤 허탈해요.밥 먹으러 점심시간에 올라가면 가슴이 납덩이같이 무거워요.손님 없다고 저혼자 딴짓하고 놀다가 사장 눈치보며 비실대는 종업원들,가물에 콩나물처럼 온 손님이,이런 식당에서 밥 먹을 마음 나겠어요?이 모습 보면 왔다가도 돌아가 버립니다.

요식업 경험 30년 넘는 부장,서울 호텔서 스카웃 해온 조리과장과 몇번 긴급회의란 것도 해봤지만,화타가 와도  병 고칠 재주가 없어요.그래 무대책 그 사람들하고 회의는 아무 소용없다.오냐 화타가 못고치면 이 돌팔이가 고친다.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다.딱 두달만 내 방식대로 해보고,않되면 전원 해고하고 문 닫겠다는 비장한 결심을 했지요.

주방장이 주인 망하라고 막 퍼준 식당이 오히려 돈 벌었다는 이야기 알지요?그걸 실행하기로 한 거예요.논리적 계산서는 이래요.한끼에 50% 남는 8천원 짜리 음식 백그릇 팔면 마진 4십만원 입니다.그런데 6천원 받고 이백 그릇 팔면 어떻게 됩니까?되려 75만원입니다.

음식 값부터 내렸어요.남자는 뱃장 아닙니까?동시에 질도 올렸지요.죽던지 살던지 결판 내야지요.보기 좋고,실제 원가 싼,상추 배추같은 야채는 대바구니에 가득 가득 담아 내고,젓갈은 변산반도의 줄포만 곰소 것이 최곱니다.전북 곰소로 사람을 일부러 보내 사오도록 했지요.새우젓,황새기젓,갈치젓 조개젓 큰 것 네통이면 몇달 갑니다.먹으면 입에 단물 고이는 당귀잎 양양 보내서 구해오고.새벽에 대포항 가면 꽁치 한 통 만원 합니다.통으로 한마리씩 구워 상에 서비스로 올리고,해물탕의 요만한 그 감질나는 가리비조개 손바닥만한 큰 놈으로 바꿨어요.문어도 중짜,게도 큰 놈 알백이로 바꿨어요.이걸 그냥 생짜로 내놓지 않고 주방에서 반쯤 익혀서 게나 문어가 먹음직스럽게 시뻘겋게 익어 시각적 효과 만점일 때  내놓도록 했지요.

이래놓고 시도 때도 없이 사장은 속초 기관장 불러 술타령 삼매경에 빠졌지요.술 좋아하는 사장이 메뉴 푸짐하게 제멋대로 바꾸고 맨날 퍼마신다고 부하들이 걱정 했지요.그러나 진로 초창기 직원들이 회사돈 가지고 술집 다니며 ‘진로 한병 주시오’ 하면서 술 사먹은 홍보전략을 그들이 알 턱 있겠어요?'

'좌우지간 김현이 이 친구 뱃장은 옛날부터 알아줬다니까.'

'문 닫으면 열다섯 직원가족 전부 불쌍한 실업자 가족 되잖아요?'

'그렇지요.문제 심각하지요.그러나 적자 내는 기업 자체가 경영자 책임이잖아요?하여튼 음식점은 무대포로 퍼주는데 뭐가 있어요.손님들도 다 생각이 있거던요.공술 얻어먹은 사람들이 가만히 보니,메뉴가 먹음직 해요.그래 물어봅니다.

‘김사장 이 해물매운탕 4인분 얼마요?’

‘4만원 입니다.’

‘김사장 안계셔도 이리 나옵니까?’

‘어이 조리과장 이리 와봐!'

그러면 허연 터번을 머리에 둘러쓴 조리과장이 와서 공손히 허리 굽히고,

'사장님 안계시면 더 잘 나옵니다.'

장단 맞춥니다.

따지고 보면 푸짐한 해물매운탕이 1인분 만원꼴 입니다.이만한 딴 데 드물어요.직원과 가족회식 겨냥한 맞춤 요리예요.그 전략이 성공했지요.사람들이 웬 공짜 떡이냐 싶어 그때부터 부하 데려오고,부하들은 가족 데려와요.슬슬 따신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인구 10만 않되는 작은 속초라 소문 금방 나요.금방 사람들 만원이에요.한달만에 확 뒤집어 버렸어요.

신나는 김에 여기에 한 수 더 썼지요.원래 음식은 기본이 김치 아닙니까?하루는  식사 하다가 아주 식당 모든 사람에게 들리게 큰소리 내어 조리과장을 불렀지요.

‘누가 이 김치 담갔어?’

언뜻 들으면 화내는 거 같이요.과장이 뭐 잘못되었나 내눈치만 보더군요.

‘누구야?누가 이 김치 담았어?’

과장이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합디다.

‘한아무개 아줌마가 담았읍니다.’

‘그래?그 아줌마 불러와.'

그리고 

‘홍과장!이 아줌마 내달부터 월급 5만원 더 올려.’

예기치못할 뚱딴지를 폈지요.그 달 조회에서 일장 연설 했어요.

'음식 솜씨?그것도 원가입니다.우리 식당 월 5천만원 식재료 원가를 한번 생각해봅시다.솜씨 좋고 맛있게 만들면 가치가 7천만원 8천만원으로 올라갑니다.그러나 주방이 나쁘면 5천만원 재료가 3천만원 가치 밖에 않되요.고객은 맛없는 음식은 반드시 알아요.

오색그린야드호텔 음식이 좋지요?거긴 양은 적고 가격은 비쌉니다.도라지 예로 들어 봅시다.그냥 무쳐서 한접시 가득 내놓았다고 손님이 좋아합니까?그런데  기름에 튀겨서 딱 서너점만 깔끔하고 기품있게 내놓아봐요.손님들 다 좋아합니다.음식은 정성이 부가가치 창조합니다.재료 적게 쓰고 값 비싸게 받으면 어떻게 됩니까?따따불 이익입니다.이게 중요합니다.솜씨와 정성이 식당 원가의 중요한 요인입니다.사장이 여기서 하나 약속 드립니다.음식은 예술이고 창의력 입니다.앞으로 음식 만드는데 창의적인 분 월급은 그 달 즉시로 인상시킵니다.'

일장웅변 토하고 난,그 며칠 뒤 바로 응답이 와요.식탁에 잘 튀긴 도라지 튀김이 떠억 오른 거 있지요?회심의 미소 지으며 그 자리서  '이 도라지 튀김 누가 했소?' 조리과장에세 물어보니,또 그 아줌마네요.

 쇠뿔도 단김에 빼야지요?

‘홍과장 한아줌마 월급 오만원 더 올려.’

일하던 식당 아줌마들 이소리 듣고 완전 얼이 빠졌어요,한사람 월급이 한달에 두번 오른 거지요.빅뉴스는 금방 손바닥만한 속초시에 퍼졌고요.

소식 듣고,한 방문객이 나타났어요.전에 여기서 주방 책임자하다가 월급 적다고 설악파크호텔 주방으로 갔던 아줌마예요.한아줌마보다 2만원만 더 올려준다면 다시 여길 오겠다는겁니다.

 '2만원같은 시시한 소리 마시오.5만원 올려주지요.오시오.함께 해봅시다.'

이 말 한마듸로 끝났지요.이후 우리 주방이 속초 최고 됐지요.유비 현덕이 제 잘나서 해먹었습니까?관우 장비 덕이지.이로부터 우리 주방이 속초 최고 음식점으로 터억 변신 했어요.이게 인재 낚아오는 재미더라고요.

'김현아 그 피아노 치던,니가 반해서 사죽 못쓰던,그 아가씨 이야기 는 않니?'

'젊은 아가씨한테 반한 것이 아니고....우리 양식당에 피아노 치는 아가씨가 있었어요.포크와 칼 들고 랍스타 스테이크 자르는 데,무드 잡는다고 그랜드피아노 놓고,잔잔한 생음악 치게한 아가씨가 있었어요.그런데 손님이 음악 듣습니까.아가씨 얼굴 봅니까?무조건 속초 음악학원 다 뒤져 얼굴 이쁜 애 구해오라고 했어요.황당했을 꺼예요.지금 그 노처녀가 음대 나왔다나 뭐래나 핫바지 방구 같은 소릴 하데요.싹 무시하고 무조건 얼굴 이쁜 애 구해오라 했어요.그 후 구해온 아이 보니,얼마나 순진하고 이쁜지 나도 놀랬어요.면접할 때 노닥거리며 나부터 말 좀 오래 붙이고 싶더라니까요.피아노 위치도 손님이 아가씨 얼굴 보도록 방향을 팍 돌려버렸어요.그랬더니 속초 한량들이 난리 났어요.밤 10시까지 커피 마시며 가질 않아요.’

'김선생님이 대중심리를 잘 파악하셨군요?'

'다들 겉으로야 교양 찾지만,남자들 본질은 원래 늑대 아닙니까?'

'지피지기라 이 말씀이지?니가 늑대니까.'

'아니,헌수 자네가 진짜 늑대지.' 

'식당업의 직원 임금문제,원재료 원가문제,가격 책정 문제로군요.요점 잘 짚으시고 잘 해결하신 거 같아요.선생님 말씀,정말 저에게 큰 도움 됩니다.'

'애숙아!순진하게 그러지 마라.티 난다.우리 미국 간 후 김선생님을 싸부로 모시던지 말던지 니 맘이지만,첫날부터 이래서 쓰것나?속도 조절 좀 해라.

'아니다 애.지금 나이에 시집 장가간 자식들 불러 상의하겠나?김선생님 정말 너무 고마운 분이셔!'

'재가 아주 춘향이 이도령 만난듯 팍 폼을 잡누만!'

이러고 둘이 자주 만나 의논하여 미국 오는 것으로 결론내라 신신당부하고 헌수 일행은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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