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울릉도 여행

김현거사 2015. 11. 5. 16:36

 

울릉도 여행

 서울서 울릉도 가기 힘든다. 여행사 스케줄은 잠실서 새벽 3시반에 뻐스 떠나는 것이니,

하루 전 잠실 찜질방 신세 지고 뻐스 타야한다. 그건 영등포서 출발하는 만원 뻐스다. 

그래 10월의 마지막 밤을 영등포로 가서 찜질방 신세진 후새벽 3시에 타니, 이게 웬일인가.

 일산서 손님 다 태우고 온다. 앞 좌석이 네 개 비었지만, 예약석이란다.

 예약제라는 게 있다면 우리도 잠실서 탔지. 전 육군소장 이종규 친구가 그 점을 기사에게 강조해서 앞 좌석 양보 받았다.

곡절 끝에 강릉에서 아침 식사 후 쾌속선 씨스타 호에 올랐다. 

 

 

 3시간 항해 후 저동항에 닿았다. 산이 높다. 집들은 바위에 다닥다닥 붙은 조개 껍질과 게딱지 같다. 

물빛은 초록빛 에메랄드 혹은 비취빛 이다. 한없이 맑다. 밑에 미역 너풀거리는게 훤히 보인다.

 'Most people live on a lonely island, Lost in the middle of a foggy sea.' '안개 낀 바다 위 모든 사람들 외로운 섬에 산다.' 영화 <남태평양>의 Bali Ha'i란 노래 한구절 떠오른다.

 'Some enchanted evening, you may see a stranger. You may see a stranger across a crowded room.' '황홀한 저녁, 낯선 여인을 만날지도 몰라요 사람들이 가득한 곳에서'. 역시 <남태평양> 주제곡 'Some Enchanted Evening(어느 황홀한 저녁)'도 생각난다.

미인 많다는 울릉도, 옳커니 미인이나 싫컷 보고 오자 싶었다.

 

 


 저동항 닿자말자 우선 한 장 눌렀다. 

 

촛대바위도 빼놓을 소냐.

 

 

 해산물은 초라하다. 일부러 고기 살찌는 늦가을 날 잡아 왔는데. 텅텅 비었다.

근처 수심이 2 천 미터고 고기가 귀하단다. 오징어 전성기 때 인구 1만 명 정도던 이곳에 다방이

무려 80 개나 북적댔단다. 좋은 세월 다가서, 전어, 멍게, 해삼님 얼굴도 못뵈었다.

 

 사람들 생계는 여행사, 유람선, 택시, 음식점, 숙박업 등 50여 관광업종 의존인데, 더덕 취나물 농사꾼 조금 있다. 가난해도 인심이 순박해서 맘에 들었다. 오징어 시절 다가고, 관광이 주수입인데, 순진한 사람들 바깥 동정 모른다. 음식값은 육지보다 비싸다. 호박막걸리 한 병 5천원 한다. 질 좋은 해양심층수, 한 병 천원만 싸다.

군청은 빨리 관광 전문인 초빙해야 겠다. 하와이, 타이티, 피지, 뉴질랜드 관광 정책 벤치마킹 해야겠다. 

 

  

 봉래폭포 그 참 이름 좋다. 봉래, 영주, 방장이 신선이 산다는 삼신산 아니던가.

높이 30미터 삼단폭포인데, 위는 물이 없고, 두 단계 용출수가 수원이다. 그 쏟아져내린 폭포물이, 

도동 저동 주민들 음용수다.

 

 해안 산책로 절경이다. 도동에서 저동 가는 1시간 30분 해안도로는, 발 밑에 넘실대는 웅장한 파도소리에 겁이난 칠십 노인네 아랫도리 덜덜 떨리게 한다. 사람은 버러지 만도 못한 작은 존재다.

 

 

 

 바람에 모자 날릴까 손에 꼬옥 쥐었다.

 

 잠시 최상호 박사 대금 선율에 취해보았다. 국창 안숙선씨 남편답다.  

 

 절벽 곳곳에 핀 꽃이 아름답다. 노란 건 털머위꽃, 보라빛은 해국(海菊)이다.

 

 죽도 가는 배 위에서 역사학회, 진단학회 회장 역임한 김두진 친구(사진 좌측) 강의 들었다. 

 이사부는 505년(지증왕) 신라에서 군현제가 실시되어 최초로 실직주(悉直州)가 설치되자, 그 곳 군주(軍主)가 되었다. 512년에 우산국(于山國, 울릉도)을 점령하였는데, 원래 우산국은 주민들이 사나워 힘으로는 정복할 수가 없었다. 그래 나무로 사자(獅子)를 많이 만들어 전선에 가득 싣고 해안을 내왕하면서, 항복하지 않으면 맹수를 풀어 밟아 죽이겠다고 위협하여, 마침내 항복 받았다고 한다.

 지금 주민 중 우산국 왕손은 무슨 성씨로 남아있을까? 천 오백 년 전 궁궐 터는 또 어딜까?

 

경치는 죽도에서 바라보는 울릉도 경치가 일품이다.

 

 섬 주인 청년도 만났다. 주로 더덕 농사 한다고 했다. 이장군이 TV에서 봤다며 반가워한다.

 

 케이불카 타고 전망대 올랐으나, 한때 내가 노후 보내자고 맘 먹었던 그 독도는 뵈질 않는다. 

나리분지는 겨울이면 하루 밤에 눈이 1미터씩 쌓이는 곳이다. 산마늘(명이나물), 더덕, 엉컹퀴, 미역취나물, 부지깽이나물, 나물천지라, 분지 사람들은 풍족하다.

 섬잣나무, 팔손이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아열대 식물이 보였고, 꿩은 많고, 뱀은 없다. 일본처럼 사슴 방생하면 볼거리로 좋겠다.

 음식은 오징어 내장탕, 홍합밥, 따개비밥이 별미였다. 2박3일 하나씩 먹어보고, 밤에는 호박막걸리 잔에 시들어 가는 인생의 회포를 담아보았다.

 미인은 밥 집 하는 한사람을 만났는데, 성격이 좋다. 홍합밥 시키니 오징어 내장탕 무한리필 서비스 해주고, 호박 막걸리 시키니 오징어 조림 두 접시 준다. 이장군과 김도향씨로 착각된 내가 그가 내민 방명록에 서명해주었다.숙박집 옆 할매 꽁치조림 아침상도 좋았다.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연락선을 타고가면 울릉도라.' 이 노래 말고, 다른 건 없나?

 오후 3시 승선하여, 강릉 거쳐 잠실 오니, 밤 10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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