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전자책·한시. 시. 시조

욕지도

김현거사 2013. 9. 13. 08:52




욕지도(欲知島)

가을이면 나는 시퍼런 고등어 되어
욕지도 간다.
거기 돌담에 하얗게 덮힌
박꽃 아가씨 보러 욕지도 간다.
거기 바람과 몸 섞고 얼굴 붉히는
동백꽃 아가씨 보러 욕지도 간다.
파도가 그리움 난도질하는 섬
호롱불이 별처럼 외로운 섬
그 고요한 바람소리만 들어도
우리가 도시 뒷골목에 두고 온
그 시시한 된장같은 일상을 잊고
은쟁반 바다가 올린
소라처럼 싱싱한 욕지도
완전 자연산 욕지도에 반해
섬 자체가 술안주깜이구나 싶어
가을이면 나는 시퍼런 고등어 되어
등지느라미 칼날같이 세우고
욕지도 간다.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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