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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편지

김현거사 2022. 5. 9. 10:27

가거도 편지

 

파도가 가는 데까지 가다가 멈춘 곳

수평선 끝에 가거도가 있다.

싸파이어 바다 위에 후박나무 무성하고

금새우난 핀 풀밭에 

청띠 제비나비 나르는 곳.

‘가라고 가랑비 오는데?'

손님 농담에,

'있으라고 이슬비 와쁘네요’ 

민박집 새댁이 대답하는 곳.

뿔소라와 우럭회 홍어애국 올린 밥상을

단돈 5천원에 내놓는 

중국의 닭 우는 소리 들리는 가거도가 

초승달처럼 서해 끝에 걸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