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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목일 씨에게 드리는 공개 질의서에 대한 답글

김현거사 2011. 6. 19. 09:12

정목일 씨에게 드리는 공개 질의서

2009.07.19 07:19 | 기본폴더 | id0101kr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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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목일 씨에게 드리는 공개 질의서

-수필의 날 행사 건에 관하여

 

 
 수필의 날 행사 준비에 수고가 많으실 줄 압니다. 다소라도 수고를 덜어드리지는 못 할 망정 행사에 찬 물을 껴 얹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하여 질의를 드리기가 매우 주저스럽습니다만 그러나 이는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수필계 전체라는 집단의 문제이고, 그 집단의 문제에는 본인도 한 회원으로 관계되어 있어 만부득이 질의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우편으로 배달 되어 온 수필의 날 행사 안내문을 보니 이번 수필의 날 행사장에서 <수필문학에 대한 차별적이고 부당한 대우에 대한 탄원서에 참석 수필가들의 서명을 받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할 계획>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나는 수필분과 1 회원의 자격으로 정목일 씨의 그 같은 계획에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수필문학이 오늘날과 같은 <차별적인 대우>를 받게 된 잘못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먼저 있지 않고 우리 수필계에 먼저 있다고 본인은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목일 씨가 말하고 있는 <차별적인 대우>라는 말의 직접적인 뜻이 금번 문예진흥기금에서 수필이 제외된 사건을 말하는 줄로 압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오늘날 수필이 이 같은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데 까지 이르게 된 원인은 먼저 우리 수필문학 자체에 있는 것이지 문예진흥기금에서 수필을 제외한 저들에게 먼저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나의 말뜻은 저들에게 잘못된 판단이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먼저 잘못한 쪽은 우리 쪽이고 저들의 잘못된 판단은 우리가 먼저 한 잘못에 대한 결과로 발생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수필이 오늘날과 같은 <차별적인 대우>를 받게 된 것은 정목일 씨 자신도 평소 인정 해 오신 그대로 ([바로 잡아야 할 수필의 개념]) 개선의 길을 찾지 못하고 반복적이고 계속적으로 악화 일로에 있는 수필문학의 질적 저하에 있는 것입니다. 재삼 다시 논할 필요도 없는 일이지만 유수 종합문학지에서 수필이 쫓겨나고, 중앙일간지 신춘문예에서 수필이 추방당한 것이 어제 오늘에 갑자기 생긴 일입니까? 지난 수 십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수필문학의 수난의 기간 동안 수필계 지도층에서 이의 해결을 위하여 내어 놓은 근본 해결책이 무엇이 있습니까? 아무 것도 없지 않습니까? 이번 문예진흥 기금에서 수필이 제외된 사건만 하더라도 지난 봄 Pen 클럽 새 임원 선출이 있은 직후에 열린 여의도 총회 현장에 참석하신 회원 한 분이(金泳卓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 위원) 자신이 관계기관에 문의하여 본 결과 문예진흥 기금은 창작지원 기금인데 수필은 그렇치 못해서 그리 되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회의 현장에서 발언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수필이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아는 일입니다. 문예진흥 기금에서 시문학이 제외 되었다는 소리를 들어 본 일이 있습니까? 소설문학이 제외 되었다는 말을 들어 본 일이 있습니까? 왜 시와 소설은 가만히 있어도 아무 <차별적인 대우>도 받고 있지 않은데 수필만이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목일 씨께서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시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정목일 씨 자신도 지금까지 평소 수필의 질적 저하의 문제를 시인해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먼저 수필문학 자체가 안고 있는 이 같은 문제점부터 개선 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는지요? 어찌 서명 운동부터 하자고 하시는 것입니까?

  수필의 날 행사 안내문에 보니 <'수필의 날' 행사를 통해 범 수필문단의 결속과 화합을 보여줌과 아울러 폄훼돼 왔던 수필문학에 대한 인식 제고와 위상 정립에 뜻을 모아야 하겠습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수필문단의 결속과 화합>은 절대 필요한 일입니다. 저는 그 일을 위해서라면 없는 돈이라도 마련하여 다소의 자금이라도 보탤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수필문단의 결속과 화합>을 무슨 목적으로 누구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 해야 된다는 것입니까? 문맥을 살펴 보니 <현재 한국문인협회에 등록된 수필가는 시인 다음으로 많은 수효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파워를 형성한다면 무슨 일이든지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실로 지난 10년간 좌 우 이론 투쟁의 선동 문 같은 느낌이 들어 섬뜩해 지지 않을 수 없는 문구 입니다. <수필문단의 결속과 화합>을 통해서 정목일 씨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파워 형성>을 통한 힘의 논리로 <무슨 일이든지 성취>하고자 하는 데에 있었던 것입니까? 그런 <수필문단의 결속>이라면 나는 반대합니다.

  우리는 펜대를 잡고 일하는 문학인이지 집단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길거리 투쟁을 하는 떼쟁이들이 아닙니다. 문학인들이라면 먼저 모든 일을 글로써 하는 것이 기본태도인 줄로 압니다. 글로써 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수필이 <차별적인 대우>를 받게 된 문제의 원인이 글에 있으니 그 해결의 방법도 글에서 찾아야 된다는 뜻인 줄로 압니다. 수필문학 문제 해결의 길이 과연 글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먼저 저들이 수필을 문예진흥 기금에서마저 제외한 원인이 되는 창조적이 못 되는 글쓰기 관행부터 고쳐서 창조적인 글을 써 놓고 그것을 들고 가서 항의를 해도 하고, 그때 가서 서명 운동을 해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저들이 문예진흥 기금에서 수필을 제외한 원인에 대한 해결책은 단 한 마디도 내어 놓지 못하면서 서명운동부터 한다는 것은 시청 앞 광장의 광우병 떼쟁이 데모꾼들과 무엇이 다른 것입니까?

  나는 그 같은 집단적 떼쟁이들의 일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수필의 날 서명 계획에 동의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철회 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설사 서명운동을 강행하여 다시 문예진흥 기금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그 같은 결과는 오히려 수필문학이 안고 있는 근본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제시를 하세월로 늦추게 될 공산이 크므로 본인은 더욱 그 같은 서명 운동과 이의 관철에 찬성 할 수 없습니다.

2. 나는 정목일 씨께서 수필이 <차별적인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말에 동의 할 수 없습니다. 나는 수필이 <차별적인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결과를 받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대한민국의 수필이 '여기의 문학'이니 '서자문학', '변방문학'이라는 소리를 들어 온 것은 현대문학 초창기 때부터의 일입니다. 그러나 지난 1세기 동안 아무도 그 같은 비난을 받고 있는 문제에 대한 근본 해결책을 내어 놓은 사람이 없습니다. 단 한 분, 윤재근 교수께서 1992년에 <말하는 에세이>를 통해 [에세이 창작이론]을 발표 하신바 있지만 수필문단은 이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정목일 씨께서는 윤재근 교수의 <말하는 에세이>에 귀를 기울이셨습니까? 정목일 씨께서 윤재근 교수의 이론에 귀를 기울이셨다면 당연히 윤재근 교수의 [에세이 창작이론]을 본인부터 취득하여 그 이론에 근거한 글을 썼어야 했을 것이고, 그 이후 발표하신 논문성의 글들에도 당연히 이에 관하여 언급 하였을 것은 물론 또한 문하생들에게도 윤재근 교수의 <말하는 에세이> 이론을 강의하였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윤재근 교수의 이론을 늦게나마 재 발견하여 그 이론에 대한 짧으나마 해설을 붙여서 수필전문지(e-수필)에 장기간 재 수록 연재한 사람은 이관희 한 사람 뿐인 줄로 압니다.

  수필문학이 <차별적인 대우>를 받게 된 것은 수필인 자신들의 이 같은 '이론경시', '이론 불필요'라는 잘못된 인식에 근본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차별적인 대우>가 아니고 당연한 결과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라도 수필인들이 [범문단적으로 모여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 같은 수필문학 문제에 대한 근본 해결책에 관해서 논의하는 일이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파워 형성>을 하여 힘으로 밀어 부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나는 글을 쓰는 문인이지 <조직적인 파워>의 조직원도 행동대원도 아닙니다. 그러지 않아도 '수필도 문학이냐'는 손가락 질에 얼굴 들고 나 다닐 수가 없을 정도인데 이제는 시청 앞 광장의 떼쟁이들 같은 자들로 내 몰릴 위기에까지 처하게 되었으니 실로 눈 앞이 캄캄할 지경입니다. 내가 믿기로 나뿐만이 아니고 모든 수필인들도 결단코 <조직적인 파워>의 행동대원 되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사료 됩니다. 그러므로 재차 말씀 드립니다만 수필문학의 문제는 먼저 우리 자신의 잘못부터 인정하고 반성하여 잘못을 돌이키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번 수필의 날 행사 안내문에서 <조직적인 파워> 운운의 부분을 재고 해 주시기를 앙청 하는 바입니다.
  정목일 씨께서는 평소 수필은 인격의 문학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오셨습니다([월간문학] 2009년 4월호 272쪽 '피천득 문학을 재조명한다' [월간문학] 2009년 7월호 324쪽 '수필 쓰기의 어려움). 인격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타인에게 잘못을 지적 받았으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 잘못을 고치는 것이 인격이 아니겠습니까? 자신의 잘못은 고치지 않고 왜 나 보고 잘못했다고 하느냐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파워 형성> 하여 서명운동까지 하겠다고 하는 것이 정목일 씨께서 말하는 '수필문학의 인격'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3. 이상의 두 가지 이유를 통해서 이미 말씀 드린 바이지만 수필문학의 문제는 그 이론적 혼돈과 세간에서 손가락질 하고 있는 그대로 작품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지 수필인들이 <조직적으로 파워를 형성>하여 데모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시 소설은 아무 소리 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문예진흥 기금에서 제외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정목일 씨는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그러므로 이제라도 서명 운동 계획을 취소 하시고 대신 수필문학 문제의 근본 해결책을 내어 놓아 주시기를 강력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수필의 날 행사 안내문에 정목일 씨께서는 <폄훼돼 왔던 수필문학에 대한 인식 제고와 위상 정립에 뜻을 모아야 하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시다면 폄훼돼 왔던 수필문학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어떤 방안이 계시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을 미리 회원들에게 알려 주어 그에 대한 토론의 준비를 해서 행사장에 참석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습니까? 설마 <인식 제고>를 위한 아무 방안도 없이 막연하게 <뜻을 모아야 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았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런 복안도 없이 어찌 <인식 제고> 운운은 하실 수 있는 것이며, 그런 복안도 없이 어찌 막대한 인력이 동원 될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금까지 갹출 해 내야 되는 수필의 날 행사라는 범 문단적인 행사를 거듭 열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수필문학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한 마디도 내어 놓지 못하면서 무슨 명분을 가지고 <수필차별 시정을 위한 탄원서>를 낭독하시겠다는 것입니까? 우리가 딱지 치기, 구술 치기를 하다가 떼쓰는 철 없는 아이들 입니까? 장수가 할 일은 방안을 가지고 따르는 자들을 이끄는 것이지 떼를 쓰자고 선동하는 일이 아닌 줄 압니다. 그러므로 먼저 시정해야 할 것은 '수필도 문학이냐'는 소리를 듣게 된 그 원인부터 시정하는 일일 것입니다. 수필이 그 같은 조롱을 듣게 된 원인이 무엇입니까? 바로 '신변잡기' 일색의 글쓰기 관행이 아닙니까? 화살을 관계 당국을 향해 먼저 쏘실 것이 아니라 '신변잡기'를 향해서 먼저 쏘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만약에 정목일 씨께서 수필문학 문제의 근본 해결책을 내어 놓으시고 그것이 범 수필문단 적으로 받아들일만한 것이어서 수필문학의 질이 향상 되기 시작한다면, 그때에 가서도 문예진흥 기금에 수필을 포함시키지 않을 시는 저라도 나서서 서명운동을 하자고 할 용의가 있습니다.

  평소 수필문학은 인격의 문학이라고 주장해 오시고, 그 위에 수필분과 위원장이라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으신 분으로서의 인격적이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 주실 것을 앙망하며 이만 줄입니다.

  2009년 7월 6일
  수필분과 회원 이관희 드림. 

  (참고 : 본 문건은 본인이 진행하고 있는 [수필의 창작문학화] 운동의 일환으로 공개 토론을 전제로 작성 되었습니다. 본인의 [수필의 창작문학화] 운동은 공개로 진행 되고 있습니다.
  혹 본 질의에 대한 답변을 보내 오실 경우 이는 본인의 공개 토론 제의에 동의하시는 뜻으로 간주하여 e메일은 물론 일반 우편 문서도 그대로 공개하게 될 것이오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본인은 공개 할 수 없는 문학토론은 무익한 일이라 생각하여 응대하지 않사오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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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수필 2009. 여름 - 통권 15 호

김현거사 2011.06.19  09:04  [125.178.69.213]

줄줄이 옳은 말씀같습니다만,이야기 발단이 좀 주관적인 전제에서 시작된 것 아닐까요?수필만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
독자들이 전부 외면해서 빠져나가버린 소설이나 시는 문제가 없을까요?그쪽의 문학적 수준은 어느 정도 일까요?
서점에 가보면 순수문예지 코너가 손바닥만하고 개집보다 작게 만들어놓은, 챙피한 것이 사실입니다.옛날엔 그렇지 않았는데,예를 들면 여성중앙 같은 잡지에 시나 소설 한 편 한 줄도 실리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광고와 연예인 신변잡기나 실려 있습니다.문학은 없습니다.문학은 손님 없이 주인들끼리 파리채 날리며 시시덕거리며 놀고있는 한심한 세태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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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거사 2011.06.19  09:05  [125.178.69.213]

기존 작가란 분들이 시덥잖은 글로 독자를 다 없애놓고,그래도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현실 아닐까요?저는 고전을 주목합니다..예를 들면 <고문진보>같은 책을.그 속에는 수백년이 지나도 독자에게 감명을 주는 시나 수필이 많지오? 요즘도 좋은 글이 가끔 나오지만,저는 요즘 무슨 새로 나오는 문학이론들 보면,.갑자기 요즘 와서 웬 똑똑한 이론가들만 그리 많은가?하는 생각도 가끔 해봅니다.
요즘은 원로라는 사람마다 문학지 발간하고 초보들 등단 시켜서는 그들에게 책 팔아 생계수단 삼는 것이 문학의 현주소 더군요.이게 시나 소설 수필 모두 그렇다는 이야기지요..수필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지요.그런 의미에서 수필도 이제 좀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뭉쳐서 잘하자는 이야기. 별로 무리 아니라 생각 되는군요.오히려 인터넷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대중들이 쓰는 글 성격이 시나 소설 보담은 수필에 가까운 것이니,수필에 좀 관심 가지자 뭉치자는 이야기가 시의적절한 이야기라 생각됩니다.자아비판과 반성은 문학인 전체가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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